학교폭력으로 세상을 떠난 딸의 영정을 들고 졸업식에 참석한 어머니가 학교 측으로부터 홀대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사진은 딸의 영정을 들고 졸업식에 참석한 어머니. /사진=피해 유족 페이스북


최근 권경애 변호사의 '학교폭력 소송 불출석'으로 패소해 파장이 일었던 고 박주원양의 어머니가 딸의 졸업식에 참석했다가 홀대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양 어머니 이기철씨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혼이 참석했던 OO여고 졸업식'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씨는 지난 2018년 박양의 영정을 들고 졸업식에 참석했다.

당시 학교의 한 부장교사는 이씨에게 "어떻게 오셨냐" "어머니가 원하시는 게 뭐냐" 등을 물었다고 한다. 이에 이씨는 "(제가) 졸업식에서 발언하고 싶다"며 "학교 차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씨에 따르면 부장교사는 "그건 뭐…"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상복 차림으로 영정을 든 내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뜨악함' 그 자체였고 수군거리기도 했다"며 "한 명의 여교사는 영정사진을 쳐다보며 '저건 또 뭐야'라고 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씨에게 발언 기회를 줄 것처럼 행동했으나 발언 시간은 주지 않았다. 폐회식 선언 멘트가 나오자 이씨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발언 시간을 가졌다. 마이크를 잡은 이씨는 "딸은 학교폭력으로 시달리다 하늘나라로 갔다"며 "학교 측은 제 딸이 그런 일을 당한 것에 대해 '가해자·피해자 없음'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는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으며 딸의 장례식조차 숨긴 채 나중에야 아이들에게 '중학교 때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것'이라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졸업식에 초대받아서 온 것이 아니지만 엄마로서 내 아이의 졸업식을 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씨에 따르면 그가 발언하는 동안 교장은 안절부절 못하며 마이크를 빼앗으려고 했고 이사장은 이씨의 발언이 끝나기 전 자리를 떠나버렸다. 학교 측과 달리 졸업생·학부모들은 강당을 빠져나가지 않은 채 이씨의 말을 집중한 채 들었으며 일부 학부모는 손뼉도 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폭력 피해자인 박양은 지난 2015년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이에 이씨는 권경애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학교 법인과 가해 학생들의 부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소송에 무대응으로 일관한 가해 부모 1명이 이씨에게 5억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다만 나머지 피고 33명에 대해선 이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패소한 가해 부모는 이씨를 상대로, 이씨는 나머지 피고들을 상대로 각각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권 변호사가 별다른 조치 없이 재판에 3차례 불출석해 지난해 11월 이씨가 패소하는 것으로 끝났다.

이씨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달 31일 권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해미르 사무실을 방문한 뒤 알게 됐다. 그는 패소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5개월 동안 유족에 알리지 않아 상고 기회마저 잃게 한 것이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 윤리장전 등에 명시된 성실의무 위반을 근거로 권 변호사를 징계 처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