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암호화폐) 이상 거래 의혹 논란에 자진탈당을 선언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1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쇄신 의원총회'를 앞둔 지난 14일 탈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전날 오전 자신의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며 "더 이상 당과 당원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중요한 시기에 당에 그 어떤 피해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2020년 연고 없는 저를 받아주고 응원해뒀던 지역위원회 가족분들에게 마음의 큰 빚을 지게 됐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한다"며 "민주당과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 허위사실에 기반한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는데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고 단호히 맞서겠다"며 "잠시 우리 민주당을 떠나지만 항상 민주당을 응원하게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탈당 결정은 자신이 가상화폐 일종인 '위믹스' 코인을 최고 60억원어치 보유했었다는 논란이 불거진 지 9일 만에 이뤄졌다.

앞서 김 의원의 암호화폐 논란은 지난 5일 한 언론 보도로 불거졌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믹스 코인 80여만개(최대 60억원어치)를 보유했고 이 코인은 당시 김 의원 '가상 화폐 지갑'으로 대량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이어 암호화폐 소득 과세를 1년 후로 미루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것이 밝혀지고 대선을 앞두고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규제 완화가 검토됐던 시점이었던 만큼 입법 로비와 이해충돌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주식 매각 자금을 통해 초기 투자금을 마련했고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그가 밝힌 현금화 금액이 수차례 달라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김 의원이 상임위 회의 도중 수차례 암호화폐 매매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기록이 남은 시간대에 한 것은 맞으며, 쉬는 시간, 휴게실이나 화장실에서 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 의원이 '에어드롭'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받은 것을 두고 입법 로비가 의심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에어드롭은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마케팅이나 이벤트 등의 이유로 기존에 발행된 암호화폐 보유자에게 신규 암호화폐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대국민사과 나선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거액의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 의혹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이 탈당한 것과 관련해 "국민들께 심려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쇄신의총에서 "조금 전에 민주당의 국회의원이었던 김 의원이 최근에 벌어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탈당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 나라의 국정 일부를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의 대표로서 어려운 민생고 속에서 신음하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의 문제로 심려 끼친 부분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향후로 이런 문제 때문에 우리 국민들께서 더 이상 심려하지 않으시도록 저희가 충분히 대안도 마련하고 노력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죄송합니다"라며 허리를 숙여 거듭 사과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위기이고, 또 우리 국민들 삶이 매우 어려운 지경에 처한 것에 대해 우리 민주당도 대한민국의 국정의 일부 나마 함께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그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하루 24시간 정말 불철주야로 국민들 삶을 챙겼어야 될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책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했다는 점, 우리 국민들께 실망드린 점에 대해서는 입이 10개라도 할 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향후에 이런 일들이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제도적 방안이나 우리 당내 자정을 위한 구체적 세부 방침들도 오늘 함께 논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당이 나아갈 진로와 어려운 환경들을 타개하기 위한 세부적인 정책, 대책, 방안을 충분하게 논의하고 토론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납득할만한, 기대할만한 대안들을 도출해내는 의총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탈당이 만능 치트키?"

김남국 의원의 탈당을 놓고 정치권에선 탈당이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오전 논평을 내고 "송영길 전 대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이어 김남국 의원까지, 이쯤되면 민주당은 탈당이 면죄부 받는 '만능 치트키'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왜 신생 코인에 거액을 투자했냐'고 물었더니 '손해봤다'며 동문서답을 하더니, 이제는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국민의 명령에 민주당 탈당이라는 뜬금포로 대답한다"며 "이는 대놓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탈당하는 순간까지도 민주당에 대한 미안함만을 내비쳤을 뿐 국민께 진정으로 사과한다는 표현 하나, 의혹에 대해 소상히 밝히겠다는 진정성 한 줌 보이질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행여 민형배 의원처럼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복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면 당장 접으라"고 경고했다.

이어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로 그 기대가 헛된 망상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김남국 의원의 탈당꼼수, 제2의 조국이 두려운가 탈당이 비리를 덮는 비책이 될 수 없다"며 "대권후보, 전 당대표, 김남국 의원까지 비리의 본산인 민주당 해체가 답이다. 당대표부터 탈당해야 순서다"고 질타했다.

허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잠시 탈당'하겠다고 한다. '기획' 탈당이다. 국민을 잠시 속일 수 있을 진 몰라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며 "민주당은 구태 탈당으로 꼬리자르고, 김 의원은 정치생명 연장이 필요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한국 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5월2주차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18~29세에서 19%, 30대에서 33%로 나타났다. 이는 5월1주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18~29세 31%, 30대 42%)와 비교하면 각각 12%포인트, 9%포인트 빠진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