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첫 독자 모델 포니는 이탈리아에서 국제무대에 처음 데뷔했다. /사진제공=현대차


세계 3위 자동차 그룹으로 올라선 현대자동차그룹. 지금의 위상을 만든 핵심 차종은 '포니'(PONY)다. 시대를 이끄는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열악한 도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으면서도 대량생산도 가능해야 하는 모든 숙제를 떠안은 차종이어서다. 현재 자동차산업의 필수 요소를 모두 갖췄다.


포니는 1975년 처음 출시됐다. 1967년 출범한 현대차가 설립 10년도 채 되지 않은 회사의 과감한 시도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설립 후 협력을 이어오던 미국 포드사와 인연을 끊고 내놓는 첫 독자 모델인 만큼 시선을 사로잡을 디자인이 필요했고, 이탈리아의 스타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이탈디자인 창업주)의 손을 거쳐 4년여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국내 자동차산업은 막 태통한 단계여서 설계는 물론 디자인 능력을 갖춘 인력이 없어 해외의 선진 자동차 회사와의 협업 없인 독자 모델 개발은 상상조차 어려웠다.
그동안 과거에 소홀했던 현대차는 최근 헤리티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하지만 한국의 기계 공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생산이 100% 국산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정주영 선대회장의 각별한 노력과 빠르고 담대한 결단으로 결실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 당시 디자인을 맡은 주지아로는 타 업체의 두 배가량의 비용을 요구했지만 젊은 디자이너의 가능성을 믿고 일을 맡겼기 때문.


현대차의 요구는 명확했다. 배기량 1200~1400cc급으로 휠베이스 2340mm 쯤 되는 소형차를 원했는데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 스타일을 갖춰야 했다. 1973년 10월 총 4종의 스케치가 완성됐고 최종적으로 선정된 디자인이 우리가 기억하는 그 모양이다.

주지아로는 디자인 트렌드를 이끄는 것은 물론 설계 관점에서도 해석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단지 외형만을 만드는 게 아니라 대량생산이 가능한, 현실적인 차를 만들어내는 데 역량을 발휘했고 이는 경험이 부족한 현대차 입장에선 현재의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니가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 소개된 건 1974년 10월,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다. 이때는 양산차인 포니 외에도 '포니 쿠페 콘셉트'도 함께 선보였다. 당시 포니 쿠페 콘셉트는 이탈디자인의 자체 출품차가 될 뻔한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최종적으로는 현대 포니의 명맥을 잇는 모델로 공개됐다.

포니는 출시 첫해부터 포니1이 단종되는 1985년까지 약 10년 동안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를 새로 쓰며 1982년 출시된 포니2에게 패권을 넘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