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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부작용을 알리지 않고 농산물 숙성 지연 장치를 판매한 업자에게 고지의무 위반이 있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1일 밝혔다.
사과 농사를 하던 A씨는 B씨에게 300만원을 주고 플라즈마 발생장치(장치)를 구매했다. B씨는 이 장치가 농산물의 숙성을 늦추고 살균에도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
A씨는 장치를 저온창고에 설치한 뒤 사과 약 1900상자를 보관했는데 사과 일부에서 갈변·함몰 증상이 나타났다.
이에 B씨는 이상 증상이 나타난 사과를 넘겨받아 사과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했다. 연구소 연구관은 장치에서 발생한 오존 때문에 갈변 증상 등이 생겼다고 봤다.
A씨는 B씨가 오존으로 인한 피해 발생 가능성을 고지하지 않아 손해를 보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사과 10만여개에서 발생한 갈변 증상과 B씨의 설명의무 위반 과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장치 사용법을 숙지하지 않은 점, 사과의 색깔이 변한 데는 습도나 온도 조절과 같은 A씨 과실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손해액을 전체의 55%인 4200여만원으로 제한했다.
2심에서는 손해배상 규모가 3200여만원으로 낮아졌다.
2심 재판부는 장치에서 발생하는 오존의 위험성을 고지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고 작동시간을 적정하게 설정하지 못한 과실만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B씨의 고지의무 위반을 인정해 2심 판결을 일부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사용설명서에 적절한 작동시간을 표시하거나 '오존 농도가 높아지면 농작물에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을 표시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B씨는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설명서에 '오존이 인체에 무해한 농도로 조정돼 발생한다'고 적었다"며 "이 때문에 A씨가 장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줄이거나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기환송심은 불법행위에 관한 민법의 특별법인 제조물책임법을 적용할 수 있다"며 "양측에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하면서 제조물책임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도 심리·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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