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유통 업계 1위 지오영과 2위 백제약품이 지분 관계를 형성한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의약품 유통(도매)업계 1위 지오영과 2위 백제약품이 손을 잡는다. 지오영은 조만간 백제약품 지분 25%를 사들인다. 지난해 매출 기준 양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약 20%에 달하는 만큼 '의약품 도매 공룡'이 탄생하는 것이다. 제약사 사이에선 양사가 시장 과점을 이용해 유통 수수료 인상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오영의 백제약품 지분 25% 인수 건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심사를 통과했다. 지오영은 조만간 백제약품과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분 인수 금액은 비공개다. 거래가 완료되면 지오영은 백제약품의 2대 주주로 등극한다.

지오영이 사들인 백제약품 지분은 김동구 백제약품 명예회장 소유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 명예회장은 백제약품 창업자인 고 김기운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2014~2021년 백제약품의 대표와 회장으로 회사를 경영해오다 동생인 김승관 회장에게 넘겼다.


지오영 관계자는 "혁신의 지오영과 전통의 백제약품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이번 양사 협업이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 전체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 고도화를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오영은 다른 도매 업체를 인수합병(M&A)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2002년 6월 조선혜 회장의 성창약품, 이희구 회장의 동부약품,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계열 전자상거래 기업 케어베스트의 합병으로 탄생한 지오영은 강원지역의 연합약품, 영남지역의 청십자약품과 경남청십자약품, 대전지역의 대동약품, 제주지역의 제주지오영 등을 인수했다. 산하 유통 업체는 20여개다.


지오영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4조2295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백제약품은 매출 2조103억원을 기록해 2위에 자리했다. 의약품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시기준 도매 업체들이 올린 전체 매출액은 31조1913억원이다. 이에 따른 지오영과 백제약품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3.6%, 6.4%다.

특히 양사의 협력은 약국 유통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오영과 백제약품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약국 인프라를 보유했다. 두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스크 대란 당시 정부의 공적 마스크 물량의 97%를 유통했다.


지오영과 백제약품의 협력 소식에 제약업계는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과점 현상에 의약품 유통 수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지난 3월 한 A 유통 업체는 B 제약사에 약 1%의 유통 수수료 인상을 요청했으나 B 제약사의 반발로 무산됐다. 의약품 유통 수수료는 건강보험 약가를 기준으로 매겨지는데 약가가 1000원이라면 유통 수수료를 110~120원에서 130원으로 올려 달라는 요청이었다.

다만 공정위는 양사의 협력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공정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지분 관계가 의약품 도매업 현황과 기본적인 점유율을 살펴봤을 때 독점 구조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