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밀맥주 시즌1을 함께 선보인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맥주가 법정 공방을 벌인다. 사진은 곰표밀맥주 대표 이미지. /사진=대한제분


5800만캔 이상 팔리며 히트를 친 '곰표밀맥주'에도 아름다운 이별은 없었다. 세븐브로이맥주가 대한제분이 기술과 노하우 등을 탈취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소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 15일 대한제분을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금지'와 '사업 활동 방해행위 금지' 위반으로 공정위에 제소했다고 16일 밝혔다.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맥주는 곰표밀맥주 시즌1을 함께 선보인 관계다. 곰표밀맥주는 대한제분의 곰표 브랜드에 세븐브로이맥주의 수제맥주 맛과 개성을 더한 제품이다. 상표권 계약을 맺고 세븐브로이맥주에서 제조·유통·판매를 진행했다.


지난 3월31일자로 상표권 계약이 종료되고 대한제분은 곰표밀맥주 제조사 선정에 대해 경쟁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계약을 원했던 세븐브로이맥주는 입찰에 참여했지만 탈락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메가 히트작의 경우 일반적으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재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한제분은 제주맥주와 손잡고 곰표밀맥주 시즌2를 출시한다. 세븐브로이맥주는 대한제분이 회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편취한 후 계약 갱신을 거절하며 거래관계를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수출 노하우와 핵심 기술 탈취 후 거래 중단했다"


곰표밀맥주 시즌1(왼쪽)과 곰표밀맥주 시즌2. /사진=세븐브로이맥주


세븐브로이맥주에 따르면 2022년 4월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맥주에 곰표밀맥주를 직접 해외에 수출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당시 세븐브로이맥주는 곰표밀맥주를 해외에 판매하고 있었다.

세븐브로이맥주 측은 "계약 중단이 우려돼 이미 진행하고 있던 수출사업을 포기하고 대한제분의 수출에 무상으로 협조했고 이에 따른 판매마진을 나눌 수밖에 없었다"며 "대한제분은 주류수출면허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주류수출을 돕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돼 주력사업에 전념하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대한제분이 회사의 핵심 기술을 탈취했다고도 했다. 두 업체가 함께 곰표밀맥주를 선보이고 있을 당시 대한제분이 곰표밀맥주의 성분분석표와 영양성분표를 요구했다는 것.

세븐브로이맥주는 "계약이 중단될 것을 걱정하고 있어 갑의 입장에 있는 대한제분에 성분분석표와 영양성분표, 시험성적서 등을 모두 전달했다"며 "맥주의 성분분석표와 영양성분표는 맥주 제조의 핵심 기술이자 노하우의 결정체로 주류업계에서는 최고의 영업비밀"이라고 설명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곰표밀맥주 시즌2 완성품을 구해 확인한 결과, 시즌1과 동일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븐브로이맥주 관계자는 "제주맥주를 통해 판매하겠다는 시즌2의 맛이 세븐브로이맥주가 개발하고 생산·판매해온 시즌1의 맛과 동일하다"며 "사업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업 노하우와 맥주 성분을 탈취한 뒤 경쟁사를 통해 동일한 제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