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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부가 올해 하반기 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상저하고'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내 제조기업들은 올 하반기 경제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했으며 반도체·석유화학·정유 등 주요 업종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기 불황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살펴봤다.
①'상저하고' 외치는 정부… 만만치 않은 현실
②소비심리 개선에도… 팍팍한 주머니 사정에 지친 국민
③수출 회복이 관건… 자동차·조선, 성장세 '주목'
정부가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 할 것으로 예상하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내 경제 뿌리인 제조업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경기가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석유화학, 정유 등 핵심 산업들 역시 예년과 비교했을 때 저조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산업부 장관, 상저하고 전망… 기업들은 '글쎄'
정부는 최근 올 하반기 경제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수시로 언급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올해 상반기를 돌이켜 보면 물가 상승세가 확연히 둔화하고 고용 호조도 이어져 왔다"며 "최근 소비자심리가 반등하고 무역수지 적자 폭이 축소되는 등 개선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금융시장 등 경제 곳곳에 불확실성이 상존해있지만 상저하고 흐름에 대한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같은달 27일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6월 무역수지는 균형에 가깝게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7월과 8월에는 하계휴가 등의 계절적 요인에 따라 무역수지 개선 흐름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본격적인 흑자 기조와 함께 수출도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국내 경제의 핵심을 맡는 기재부와 산업부 수장이 잇따라 하반기 경기 반등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기업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올 하반기도 경기가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30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전망지수(BSI·100 이상은 긍정적, 이하는 부정적)를 보면 3분기 전망치가 91로 집계됐다. 전분기(94)보다 3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내수(94→90), 수출(97→94) 모두 부정적인 전망이 전 분기보다 늘었다. 고물가 지속과 내수소비 둔화, 수출 부진 우려 등이 BSI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정보기술(IT)·가전(83) ▲전기(86) ▲철강(85) ▲섬유·의류(75) 등 주력 업종들이 100을 하회했다. 상승세를 기록하던 ▲자동차(98) ▲화장품(93) ▲기계(92) 등도 3분기에는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내수와 직결되는 ▲목재·종이(73) ▲섬유·의류(75) ▲가구(78) 등의 업종 역시 경기가 악화할 것이란 시각이 주를 이뤘다.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 업종은 ▲제약(115) ▲의료정밀(105) 등 바이오산업과 엔데믹 효과가 기대되는 식음료(108), 수주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조선(106) 등에 그쳤다.
반도체·석화·정유, 하반기 실적 개선(?)… '기저효과' 착시
경제와 직결되는 반도체산업은 올 하반기 크게 호전되긴 어려워 보인다. 주요 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감산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반도체 수요 확대가 겹치면서 올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예년보다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실적이 크게 고꾸라진 탓에 기저효과가 발생, 하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8조58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1조2400억원·2분기는 잠정 실적)의 7배에 가까운 흑자지만 지난해 하반기(15조1582억원) 영업이익과 비교했을 땐 56.6%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반도체(DS) 부문보다는 모바일 등 다른 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사업만 영위하는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업계 사정도 좋지 않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실적을 가르는 핵심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가-원가)가 손익분기점(톤당 300달러)을 밑도는 톤당 200달러 안팎이다. 국내 석화업계 1위 업체인 LG화학에서는 불황이 지속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인력 재배치 등 석화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올 하반기 석화 사업 부진이 이어질 전망인데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 만회해 실적 개선에는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정유업계는 하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할 것이란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상반기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확대와 중국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정제마진 악화 탓에 영업이익이 급감한 점을 감안,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흑자가 늘겠으나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완화 등의 영향으로 2022년 실적이 이례적으로 좋았던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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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