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은행 모습./사진=뉴스1


올 2분기 가계빚이 9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동시에 2021년 4분기(17조4000억원)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 반등 기대감에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 말(1853조3000억원)과 비교해 9조5000억원(0.5%) 늘어난 수준으로 3분기 만에 전분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2분기 가계신용 증가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 4분기(17조4000억원)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수준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등 금융권에서 받은 '가계대출'에 신용카드 이용액 등 '판매신용'을 더한 것으로 대표적 가계빚 지표다.


앞서 가계 빚은 지난해 4분기(-3조6000억원)와 올 1분기(-14조3000억원)까지 2분기 연속 감소한 바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가계대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와 함께 부동산 시장에 '집값 바닥론' 인식이 확산하면서 주택거래가 회복돼 올 2분기 가계 빚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정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주택거래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가계신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전 분기보다 10조1000억원 늘어난 1748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3분기(-3000억원)와 4분기(-7조원), 올해 1분기(-11조원) 등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다 2분기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계대출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주담대 증가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1031조2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4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다.

이 수치에는 예금은행이 직접 판매하는 주담대(약 5조8000억원)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대출(약 8조2000억원)이 포함됐다. 주담대 증가폭을 보면 전기(4조5000억원)와 비교해 약 3배 늘었다.

실제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9만1000호에서 올 1분기 11만9000호, 올 2분기 15만5000호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한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서 팀장은 "시중은행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7월에 출시했기 때문에 올 2분기(4~6월) 가계신용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담대와 달리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같은 기간 4조원 줄어든 71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대출은 7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기타대출 감소폭은 2분기에 다소 축소된 모습이다. 기타대출 감속폭을 보면 지난해 ▲1분기(-8조9000억원) ▲2분기(-7조9000억원) ▲3분기(-6조8000억원) ▲4분기(-11조7000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15조5000억원 감소한 바 있다.

결제 전 카드이용액 등을 포함하는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 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1분기(-3조3000억원)에 비해 감소폭이 줄었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올 1분기 175조6000억원에서 2분기 182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은 올 2분기 가계 빚이 증가세를 보이자 우려를 표명했다. 서 팀장은 "한국은행 등 관계 당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105%)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주택거래 회복세가 3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시중은행이 7월에 출시한 50년 만기 주담대가 호응을 얻으면서 3분기 가계신용도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말 기준 1068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