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산업계… 中 리스크에 수요 부진 우려
[머니S리포트 - 흔들리는 中경제, 韓 생존법은] ② 반도체·석화 등 주요 업종 '긴장'… 대체 시장 공략도 쉽지 않아
김동욱 기자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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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환경이 급속도로 침체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수요둔화, 미국과의 공급망 패권다툼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 등의 여파로 경기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부동산 위기까지 겹치며 디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과의 교역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장 하반기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계는 중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사업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차이나 리스크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탈(脫)중국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차이나 리스크'의 후폭풍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①물 건너간 '리오프닝' 효과… 차이나 리스크에 수출 초비상
②발등에 불 떨어진 산업계… 中 리스크에 수요 부진 우려
③'脫중국' 명분 커졌다… 기업들 대체 시장 찾기 가속도
국내 산업계가 부동산발(發) 경제위기에 직면한 중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중국 수요가 줄어들 경우 수출 감소가 발생,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영향이다. 올 상반기 부진을 겪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 업종이 하반기 반등에 실패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고조되는 中 경제위기론… 韓 '불똥' 가능성
중국의 경제위기 전망은 부동산 시장에서 비롯됐다.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위안양(시노오션) 등 중국 주요 부동산 기업들이 채권 이자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겪은 것. 중국 부동산시장이 국내총생산(GDP)의 2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점을 감안, 부동산 불안 탓에 중국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랐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을 종전보다 1.6%포인트 내린 4.8%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즈(4.5%)와 미즈호파이낸셜그룹(5.0%)도 기존 전망 대비 각각 0.4%포인트,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기침체는 반도체·석화 등 국내 주요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의존도가 높아 현지에서 수요 부진이 발생하면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올 들어 7월까지 수출액(250억달러·33조5300억원) 중 중국 비중이 44.8%(112억달러·15조여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제품의 중국 수출 비중은 전체(267억달러·35조8000억여원)의 36.3%(97억달러·13조여원)다.
산업계에선 올 상반기 말 기대감을 모았던 '상저하고'(경제가 상반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 반등하는 현상)가 실현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올 상반기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의 실적 악화 요인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미비로 인한 수요 부진이다. 주요 기업들이 감산을 추진하거나 공장 가동률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으나 근본적으로 수요 확대로 인한 수익성 상승이 필요하다. 올 하반기 중국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 실적 개선은 힘들 것이란 게 산업계의 설명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중국을 핵심시장으로 삼고 있는 모바일 등 전방산업에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 하반기 반등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석화업계 관계자도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더 악화되면 국내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라며 "중국 부동산이나 건설 경기가 살아나야 인프라·건자재 쪽에 사용되는 석화 소재 수요가 늘어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탈중국은 장기적 관점… 단기간 효과 볼 정부 지원 필요"
기업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만들어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선 현지 사업 비중을 낮춰야 하는데 핵심시장인 중국을 단기간에 정리하기엔 위험부담이 큰 탓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여러 기업들이 탈중국을 시도했다곤 하지만 아직 몇몇 업종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을 대체할만한 시장을 공략하는 건 장기간 계획을 갖고 추진할 일이지 갑작스럽게 많은 변화를 주긴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자 정부가 나섰다. 기획재정부를 컨트롤타워로 두고 한국은행·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 등 관계기관 공조 체계를 구축한 '중국 경제 상황반'을 설치했다. 매주 두 차례 열리는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에서 대응책을 논의하고 매일 열리는 '거시 경제 금융 현안 실무 점검 회의'에서 중국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게 골자다. 고위급 소통 채널을 통해 중국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도 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는 중국 상황을 살펴보며 대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지난해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비상대책반을 확대 운영했던 것처럼 국내 기업 지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코트라는 수출·현지진출기업의 애로 접수 전담을 위한 전화·온라인창구를 개설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가 공급하는 대표품목에 대한 공급망 관리를 시행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현재는 중국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단계"라며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지원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환경이 서로 얽혀있는 점을 감안,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탈중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시행하고 단기적 전략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 부담이 큰 인건비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짧은 시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인도·동남아·남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판로 확대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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