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표현되는 '이상동기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과 행정안전부가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상동기 범죄 대응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고기동 행안부 차관. /사진=뉴시스


이른바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가 이어지면서 경찰이 해당 범죄에 대해 체계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이상동기 범죄란 뚜렷하지 않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동기를 가지고 불특정 다수를 향해 벌이는 폭력적인 범죄를 일컫는다.


지난 27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가 지난 21일 프로파일링을 거쳐 '이상동기범죄 분석 및 대응 방안 보고서'(이상동기범죄 분석 보고서)를 제작해 서울 관내 경찰서에 배포했다. 이는 최근 신림역, 서현역 등 이상동기 범죄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체계적인 대응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보고서에는 ▲장소별 밀집 조건을 고려한 예방 시간대 선정 ▲위해 우려자 탐지 및 판별 기준 ▲혐오 분위기 차단을 위한 환경적 요인 개선 ▲체계적인 피의자 특성 평가를 위한 프로파일링 활용 등이 담겨있다.

특히 경찰은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살상 사건과 관련해 국내외 대표적인 사건·사례를 분석했다. 이에 이상동기 범죄 사건 피의자들이 대부분 다수의 사람이 운집하는 장소와 시간대를 선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경찰은 단순 순찰 외에 관할 지역별 다수 운집 시간대 등을 재분석하는 식으로 치안 활동을 재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관은 '위해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 대해 불심 검문을 강화하며 '위해 우려자' 판별 준거 확립을 위해 행동과학적 접근방식 자료도 수집·검토 중이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반사회적 신념을 공유하며 재확산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에서 경찰은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 반사회적 표현이 효과적으로 차단될 수 있도록 적절한 제도·사회적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경찰뿐 아니라 행정안전부도 이상동기 범죄 대응 강화에 나섰다. 행안부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석회의를 열어 이상동기 범죄 치안 상황을 보고받고 이에 따른 대응 방안을 각 시·도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고기동 행안부 차관이 주재하고 전국 17개 시도 기획조정실장과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이 참여했다.


행안부는 잇따르는 이상동기 범죄에 대해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였다. 지방자치단체에는 둘레길 진·출입로 등 범죄 취약 시설에 CCTV 설치를 늘리고 안심 골목길과 같은 '범죄예방환경설계 사업(CPTED·셉테드)'을 확대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정신질환자 위험 행동에 대한 신속한 조치를 위해 일부 시도에서 시행 중인 '정신응급 합동대응센터'를 시도경찰청과 협의해 확대 설치해 줄 것도 요구했다. 아울러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한 자율방범대 지원과 경찰 순찰 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행안부는 이같은 대응 방안이 전국적으로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시도별 계획을 수립·시행해줄 것을 요청하고 추진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고 차관은 "지자체와 협력해 이상동기 범죄로 인한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