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영국에서 출생한 사람은 앞으로 평생 담배를 못 사게 될 수도 있다. 사진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지난 4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연례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2009년 이후 영국에서 출생한 사람은 앞으로 평생 담배를 못 사게 될 수도 있다. 영국 총리가 비흡연 세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연례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담배를 구매할 수 있는 법적 연령을 매년 1년씩 높일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2009년 1월 이후 출생한 14살 이하는 성인이 돼도 법적으로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18살에서 해마다 1살씩 올려 젊은 청년들의 흡연을 최종적으로는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수낵 총리는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막고 싶다"며 청소년 금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이어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올해 14세가 되는 청소년과 그보다 어린 아이들은 앞으로 성인이 돼도 영국에서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매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흡연자 5명 중 4명은 20살이 될 때 흡연을 시작한다"며 "흡연의 시작점을 끊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예방 가능한 사망·질병의 가장 큰 원인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영국의 흡연자 수는 지난 1970년대 이후 3분의2 이상이 감소했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약 13%에 해당하는 640만명은 여전히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낵 의원실은 영국 정부가 지난 2007년 담배의 법적 판매 연령을 16세에서 18세로 높인 결과 청소년 흡연율이 30% 감소했다고 전했다. 현재 영국에서 18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이 지난 3년 동안 3배 증가했으며 현재 더 많은 아이들이 담배보다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전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라이온 샤합 연구원은 "정부의 금연 세대 법안 도입 계획은 100년 전의 과오를 바로잡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담배는 이용자의 절반 이상을 사망하게 만드는 유일한 합법적 상품"이라고 말했다. 영국에 앞서 뉴질랜드 의회도 2009년 1월1일 이후 태어난 이들이 평생 담배를 사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을 지난해 통과시킨 바 있다.

이날 수낵 총리의 발표 이후 담배회사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던힐과 럭키스트라이크의 제조업체인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는 발표 직후 주가가 약 1% 하락했으며 임페리얼브랜드는 2.4% 떨어졌다.


보건전문가들은 흡연 연령을 지속적으로 높이려는 총리의 계획에 적극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흡연자 단체와 담배 업계는 "2009년생들이 성인이 됐을 때 어린아이 취급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이들이 합법적으로 구매하는 담배를 구매할 권리마저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