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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한 택배 박스를 열어보니 완충재와 포장재가 가득하다.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종이 완충재를 들어냈더니 손바닥만 한 크기의 제품과 쇼핑백이 덩그러니 남았다. 상품 한 개에 완충재는 쓰레기 산이다.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냉장 식품 포장을 뜯어내자 비닐 에어캡(뽁뽁이)투성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속담이 절로 떠오른다.
과대포장으로 발생한 쓰레기들이 골칫거리가 된 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제품을 보호하는 과도한 포장재는 폐기물과 다름 없다. 이런 쓰레기들이 쌓이고 쌓여 지구를 병들게 한다는 사실은 아이들도 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포장재 폐기물이 증가하는 추세다. 환경운동연합이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 724.1톤 발생하던 플라스틱 폐기물은 2020년 935.2톤으로 29.2% 증가했다. 환경부는 국내 가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중 40%가 포장재 폐기물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쿠팡 등 배송업체들은 다회용 보랭 가방을 제공하고 종이 박스를 회수하는 등 여러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과대포장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업체들은 식품 등 품목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상온, 냉장, 냉동 상품으로 구분해 포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포장재를 사용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배송 요청사항으로 비닐 없이 최소 포장을 당부했는데 박스 안 절반이 완충재였다" "뽁뽁이는 모두 터뜨려 버려야 재활용할 수 있는데 세어보니 90개"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다시는 이 업체에서 살 일은 없을 거 같다" 등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택배 물량이 늘어나면서 쓰레기 배출 문제도 커지고 있는 만큼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도적으로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 제도'를 활용해 과도한 포장재 사용으로 인한 폐기물 발생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 외관에 평가 결과에 의한 재활용 등급을 표시하고 '재활용 어려움' 등급 제품에만 10~20% 할증하는데 그쳐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정부가 집중 점검에 나선다 해도 명절 등 특정 기간에 한하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준보다 제품 포장 횟수가 과다하거나 포장이 지나친 경우 판매업자 등에게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서울시는 올 설 명절 포장기준 등을 위반한 제품 62건을 적발하고 총 19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핵심은 소비자들이 과대포장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대포장을 일삼는 기업들의 안일한 인식이 문제다. 친환경 경영은 포장재 감축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 역시 과대포장을 일삼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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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