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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의 한 소도시에서 어르신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가족은 곧바로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했다. 구급차에선 심폐소생술까지 이뤄졌다. 그의 갈비뼈가 으스러졌다는 사실은 쓰러진 지 3시간 뒤인 다른 도시의 두 번째 병원에서 알 수 있었다. 병명은 뇌졸중으로 인한 뇌출혈. 적절한 응급의가 없는 소도시에서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이다. 뇌수술을 한 뒤 닷새가 지났지만 그의 의식은 여전히 없다.
지역의료가 위태롭다. 응급하게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은 너무 먼 데 있다. 그나마 이들을 살릴 수 있는 필수의료인 응급실과 중환자실마저 지역 병원들이 축소 운영한다.
국내 전체 병상 수는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12.8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OECD 평균(4.3개)의 약 2.9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 중 일반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7.3개로 OECD 평균(3.5개)보다 2배 이상 많다. 역설적이게도 2021년 한국의 임상 의사 수는 한의사를 포함해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사실상 꼴찌다. 병상은 널렸는데 의사는 없다는 얘기다.
병상은 많고 의사는 적은 기형적 의료구조는 지역의료를 무너뜨렸다. 병원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막대한 연봉을 불렀으나 의사들은 이를 외면했다. 의사들이 돈벌이에 혈안이 됐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생명을 살린다는 특권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다는 것이다. 2021년 OECD에 따르면 한국 전문의 월급은 일반 노동자 월급의 4.4배에 달했다. 개원의 소득은 7.5배에 이른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사들의 소득 수준이 2022년과 2023년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본다.
자본주의를 가장 잘 활용하는 의사들은 '부의 이전'까지 실천한다. 축적한 부를 통해 가업을 대물림한다. 의사의 자녀가 의사이거나 의대를 준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대물림은 2대를 넘어 3대로 이어진다.
가업의 승계를 비판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뼛속까지 의사인 이들이 자신의 자녀에게 가업으로 의사를 추천하면서 무너지는 의료체계를 구경만 했다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다. 의대 정원은 17년째 3058명으로 제자리다. 전 세계와 비교해도 한국의 의대 졸업생은 인구 10만명당 7.3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이스라엘(6.8명) 일본(7.2명)에 이어 세 번째로 적었다. 결국 대한민국에서 '의사끼리' 혹은 '의사만'이라는 기득권 세력을 만들었다. 하물며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도 의사는 다른 대우를 받는다.
최근 논쟁이 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앞에선 철저한 반대를 외치는, 이 소수의 목소리는 강력하다. 실제로 의사단체는 정부의 '1000명 증원설'에 파업 으름장을 놨다. 정부는 의사단체의 눈치를 보면서 정책 발표를 고심하고 있다. 2024년 입시 연도부터 도입할 것이라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얼마나 어떻게 의사 수를 늘리는 지에 대해선 여전히 비공개다.
의사가 의대생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료비 지출 확대 ▲부실 교육 등의 주장을 앞세운다. 이는 현실적인 괴리감이 있다. 의료비가 늘어나는 게 왜 의사들이 걱정할 일일까. 의료비를 올리는 비급여와 과잉진료의 책임은 누구한테 있을까. 의대생 증원과 부실 교육은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다.
서울의 한 의대 교수는 한 칼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철저하게 자본주의 방식으로 능력에 따라 돈을 벌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실력을 행사한다면 사회가 준 특권도 내려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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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2부 제약바이오팀 지용준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