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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도시락 좀 전달해주세요."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서울 용산구 선린인터넷고등학교 교문 앞에 승용차가 급정거했다. 다급히 창문을 내린 한 수험생의 어머니는 경찰관에게 딸의 도시락을 전달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이날 오전 7시쯤 찾은 선린인터넷고 교문 앞은 수능 날임에도 후배들의 단체 응원 없이 조용했다. 수능날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속설에 '수능 한파'라는 말이 있지만 다행히 올해는 추위가 한풀 꺾여 수험생들의 표정은 여유 있어 보였다.
시험장 주위엔 원활한 교통 흐름과 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과 구청 공무원 등이 배치됐다. 이들은 수험생 만큼 눈에 띄고 바쁜 모습으로 교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몸이 안 좋은 학생을 인계하고 교통을 통제하는 등 수험생들이 원활하게 수능을 치르도록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한 수험생 어머니의 부탁을 받아 도시락을 대신 전달한 경찰관 이모씨(30대)는 "수험생들이 원활하게 시험장에 입실할 수 있도록 가장 신경 쓰고 있다"며 "(도시락 전달을 부탁한) 어머니 얼굴을 보니 저도 옛 생각이 나며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10년 넘게 고생한 만큼 시험을 잘 봤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시험장 입실 종료 시각이 임박하자 순찰차를 타고 온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친구 사이로 보이는 수험생들은 순찰차에서 함께 내린 후 서로를 챙기며 급히 교문 안으로 들어갔다.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면한 수험생들을 보며 주위 경찰관과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교문 앞에서 다정한 부녀를 만났다. 두 딸 모두 올해 수능을 치른다는 성장석씨(53)는 첫째 딸을 배웅 간 엄마를 대신해 둘째 딸을 배웅하러 왔다.
성씨는 "큰아이, 작은 아이 둘 다 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올해엔 정신이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평상시 대로만 잘 했으면 좋겠다"며 "더 나은 성적이 나오면 좋겠지만 공부한 만큼이라도 잘 보길 바란다"고 염원의 말을 전했다.
부모님과 남동생을 포함한 일가족 모두 수험생을 응원하러 나온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딸이 교문을 통과해 완전히 사라져 보이지 않음에도 끝까지 바라보며 교문 앞을 지켰다.
시험장 입실이 모두 끝난 오전 8시20분쯤 수험생들로 북적이던 학교 앞이 한산해졌다. 이날 입실 시간 내내 학생들을 직접 지도한 박종은 선린인터넷고 교장(남·57)은 교문이 닫혔음에도 한참을 앞에서 자리를 지켰다.
박 교장은 "우리 학교 학생들도 다른 학교로 시험을 보러 간 상황인데 부모의 마음으로 지금까지 닦아온 것들을 잘 발휘하고 오기를 기원한다"며 "개별적으로도 응원을 다 해줬는데 날도 그리 춥지 않은 만큼 실력 발휘 잘하기를 바란다"고 학생들을 향해 응원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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