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이웃을 살해하고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의 다세대주택에서 층간 누수 문제로 다투던 이웃을 살해한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30대 정모씨가 지난 6월27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아랫집 이웃을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4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이날 오전 살인·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모씨(40)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 위치추적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지난 6월14일 밤 9시43분쯤 정씨는 양천구 신월동의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 2층에 혼자 살던 7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뒤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생활고 등을 이유로 신변을 비관하다 임대차 계약 종료로 퇴거 통보를 받은 뒤 마주친 A씨를 살해하고 불을 질러 증거 인멸을 시도했으며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절도까지 저질렀다.

당초 사건은 층간 누수 문제로 인한 갈등에서 시작했다고 알려졌지만 검찰과 유가족은 재판에서 실상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자녀를 통해 누수 피해를 연락했을 뿐 직접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없고 마지막 누수 발생했을 때도 피해자와 정씨 사이에 분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범행 동기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큰 사건"이라며 "범행 직후 상황과 관련해서도 도주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증거 인멸 위해 사체 위에 이불을 덮고 불을 질렀다. 수사 초기에는 범행 책임을 피해자에게 넘기거나 회피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범행 이후 유족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직장생활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체손괴·현주건조물방화 혐의 관련 부분은 살인 범행을 저지른 이후 정상적 사고나 판단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란 점, 공소제기 무렵부터는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는 점, 전처와 이혼한 후 자녀와도 따로 살게 되고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점, 2차례 극단 선택을 시도한 사정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라며 "이를 모두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의 딸은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판결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번 선고는 부당한 결과고 저희는 사형을 원한다"며 "70대인 어머니는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그 사람은 이 세상에 살아있으면 안 된다"며 오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