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에 보이스피싱 변작 중계기를 설치한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사진은 보이스피싱 일당이 무인도에 설치한 번호 변작 중계기. /사진제공=부산경찰청


무인도에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보이스피싱 변작 중계기를 설치한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28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 등의 조직, 사기,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중국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3명과 중계기 관리책 A씨 등 16명을 구속하고 공범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중국 현지 6곳에 보이스피싱 조직을 두고 범행을 벌였다. 이들은 전화금융사기 의심을 피하려고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모텔, 원룸, 땅속은 물론 부산 낙동강 하구의 무인도에까지 설치해 경찰 추적을 피해왔다.

사칭 전화는 검찰이나 금융기관, 자녀 등으로 다양했다. 검찰을 사칭한 전화로 범죄에 연루됐다고 겁박하거나 자녀를 사칭해 휴대전화 액정 수리비를 전달해달라고 속이기도 했다.


일당은 해당 구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어민 2명을 포섭해 무인도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는지 감시하도록 했다. 또 경찰이 무인도에 입도할 때마다 원격으로 중계기 전원을 차단해 중계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게 했다.

결국 경찰은 수상 오토바이를 통해 섬에 몰래 들어가 갈대밭에 숨겨진 중계기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갈대밭에 설치된 소형 천막 아래에 중계기가 숨겨져 있었고 태양광 패널을 통해 중계기 작동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선박을 통해 섬에 들어가면 추적될 수 있으니 수상 오토바이로 길을 잃은 척 입도한 끝에 중계기를 찾아냈다"며 "어민 2명이 교대 근무로 철저한 감시 작업을 벌였는데 경찰이 무인도에 숙식한 사실도 일당이 알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무인도에 설치된 중계기는 한 번에 200개 전화를 걸 수 있는 성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기에 필요한 배터리나 태양광 패널은 어민들이 직접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형법상 범죄단체 등의 조직 및 사기 등 혐의로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원 3명과 변작 중계소를 운영·관리한 20명을 검거하고 이중 16명을 구속했다. 중계기를 설치한 어민 2명도 구속됐다.

이들은 피해자 328명을 상대로 150억원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중계소 압수수색 과정에서 대포폰 180대, 대포유심 1800개, 중계기 35대 등도 압수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