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제공. @News1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 화재로 2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27일 소방청이 지난달 마련한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대책 개선방안'과 관련한 매뉴얼 배포 등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그동안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지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상이나 옥상 등으로 우선 대피할 것을 강조했지만 아파트의 경우 대피 과정에서 계단·통로에 의한 굴뚝 효과로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연기 흡입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개선하게 된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년~2022년) 아파트 화재는 총 8233건으로, 1075명(사망 111명·부상 96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그중 40.37%가 대피 중에 발생했다.


지난 3월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도 1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상층 입주민들이 대피하던 도중 연기에 의해 10층에 살던 주민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불은 다른 층으로 번지지 않았고, 40여분 만에 모두 꺼져 오히려 집 안에 대기하는 편이 안전할 수 있었다.

이에 소방청은 4월 초 행안부와 합동으로 관련 전문가 18명이 참여한 가운데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대책 개선방안 전담팀(TF)'를 구성했다. 전담팀은 현장 조사 등을 고려해 피난안전대책을 마련했다.


개선대책의 주요 내용은 무조건적인 대피보다는 화재발생 장소와 불길?연기의 영향여부 등 대피여건을 판단해 상황에 맞게 대피하도록 한 것이다.

우선 자신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길과 연기의 영향없이 현관을 통해 대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지상층이나 옥상 등 가장 가까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다.


현관 입구의 불길과 연기 등으로 대피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피 공간이나 경량칸막이, 하향식피난구 등이 설치된 곳으로 이동해 대피하거나 또는 욕실로 이동해 대기하며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이때 욕실의 수도꼭지를 열어 물이 흐르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 자기 집으로 불길 또는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세대 내에서 대기하며 화재 상황을 주시하고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닫는 것이 좋다.

만약 자기 집으로 화염 또는 연기가 새어 들어오는 경우라면 대피가 가능한 상황에선 지상과 옥상 등 가장 가까운 곳으로 대피하고, 화염으로 대피가 어려운 상황에선 문을 닫은 뒤 젖은 수건 등으로 틈새를 막고 대기하며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119에 구조요청을 할 때에는 세대 동?호수 등 자신의 위치와 불길?연기 등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것이 신속한 구조활동에 도움이 된다.

소방청은 또한 평상시 방화문은 반드시 닫아두고, 화재 대피 시 세대 현관문도 닫아 공기 유입·불길과 연기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도 아파트 화재의 경우 자신의 집과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를 구분해 피난?대피 요령을 안내하고 있으며 아파트 환경에 맞는 대피계획을 세우고 대피경로를 작성·공유해 소방·피난시설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다.

소방청은 해당 매뉴얼을 입주민용?관리자용으로 제작해 배포한다. 각 소방서는 내년 1월까지 각 아파트의 관리소장?소방안전관리자?경비인력 등 관계자를 대상으로 대면 교육을 실시한다.

지난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전국 아파트 대상 '우리 아파트 피난계획 세우기'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매뉴얼은 소방청 누리집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박성열 소방청 화재예방총괄과장은 "건축물의 구조 등 재난환경의 변화에 따라 제도 및 정책의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며 국민행동요령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개선된 피난안전대책이 일상 속에 녹아들어 습관적인 국민행동요령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실질적 교육을 구체화하고, 안내와 홍보를 적극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