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착공식을 하며 첫 삽을 뜰 준비를 모두 마친 가운데 삼성역-양재역 구간을 둘러싼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설계변경에 관한 합의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사진=뉴시스
올 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이 착공식을 하며 첫 삽을 뜰 준비를 모두 마친 가운데 삼성역-양재역 구간을 둘러싼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설계변경에 관한 합의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1) 교통혁명 GTX 개통 눈앞… 안전성·적정성 논란
(2) 구난 승강장 없는 국내 최장 터널… 예비 이용자 공포
(3) "공공이익 우선" 개인 땅에 무자비한 철도 건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일부 구간이 오는 3월 개통하는 데 이어 수원에서 양주 덕정역까지 약 74.8㎞를 잇는 C 노선도 지난해 실시설계 승인의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2011년 국가철도망 계획 반영 후 12년 만에 착공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행정적인 의미의 착공일 뿐 아직 첫 삽을 뜨기엔 시일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지하 통과를 둘러싼 주민 반발과 소송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청량리역 인근에서 토지 보상 문제로도 잡음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설계 변경한다더니" 고시에는 원안 유지

지난해 8월 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해당 노선의 삼성역-양재역 구간은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는 것으로 설계됨에 따라 주민들은 단지 노후화와 부지가 과거에 늪지대였던 점을 들어 설계변경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건설과 정부 등은 합의점을 내놨다. 곡선 반경을 최대한 줄여 단지 지하를 통과하는 면적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은마 주민들은 2022년부터 GTX-C 노선의 설계안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대립했다. 국토부는 공법상 위험성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은마 주민 등은 현대건설의 모그룹 총수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앞을 찾아가 한 달째 시위를 벌이는 등 집단행동을 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해 10월 현대건설과 국토부에 각각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했다. 조합 설립 전 추진위원회는 현대건설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국토부에 GTX 정보공개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대안 노선에 대한 협의가 원만히 진행됨에 따라 불필요한 소송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GTX-C 노선 민간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측은 설계변경에 비교적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탓에 추후 국토부와의 합의를 거쳐 약속한 설계변경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GTX-C 노선 민간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측은 설계변경에 비교적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탓에 추후 국토부와의 합의를 거쳐 약속한 설계변경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사진=뉴스1



하지만 국토부의 실시설계 승인에 합의안이 반영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며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강남구청은 지난해 11월24일까지 GTX-C 노선의 은마 통과 실시설계 승인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후에 국토부에 의견을 전달했으나 지난해 12월27일 GTX-C 노선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고시에 반영되지 않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국토부 고시에 GTX-C 노선의 곡선 반경을 줄이는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승인 고시는 기존 설계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측은 착공 일정을 맞추기 위해 우선 원안 설계대로 실시계획승인은 받았으며 추후 기술적 검토 등을 거쳐 은마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주민 고지 없는 토지 수용 논란

청량리역에선 서울시가 개인 땅에 환기구와 공사장 출입구를 동의 없이 설치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는 환기구 설치에 대한 사항을 토지 소유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동대문구 홈페이지에 고시했다는 민원 제기를 받았다. A신탁사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며 알려졌다.

서울시와 국토부의 토지이용계획이 공유되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상반기 '청량리역 전면부 지구단위계획수립 결정 고시'를 통해 해당 부지를 포함한 청량리역 일대를 특별설계구역으로 지정했다. '청량리 중심지 육성'을 목표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5개월 후 국토부가 같은 땅에 GTX-C 노선 환기구와 공사장 출입구 설치 계획을 밝히면서 소유자들의 혼란이 가중된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해 상반기 '청량리역 전면부 지구단위계획수립 결정 고시'를 통해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일대를 특별설계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이후 국토부가 사전 설명 없이 해당 구역을 철도망 계획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사진=뉴스1
서울시는 지난해 상반기 '청량리역 전면부 지구단위계획수립 결정 고시'를 통해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일대를 특별설계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이후 국토부가 사전 설명 없이 해당 구역을 철도망 계획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사진=뉴스1



국토부는 이 같은 사유지 활용이 철도 건설 과정에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문제라고 해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공유지 활용을 최대한 고려했지만 공공 이익에 따라 부득이한 경우 사유지 일부를 포함하는 것으로 계획됐다"며 "향후 관련 법령에 따라 소유자 협의 등 보상 절차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측은 국토부의 GTX 건설 계획이 시 지구단위계획보다 후행했지만 이에 대한 이의제기 등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고 해서 국가철도망 계획을 막을 수는 없다"며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자 국토부 유관 부서에 지속해서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