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1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을 결정한 이후 최대주주인 영풍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가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결산배당이 지난해 1만원보다 5000원 줄어들어 주주들의 실망이 클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고려아연은 이미 주주환원율이 70%를 넘는 수준이라고 맞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1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을 주총 의안으로 상정했다. 앞서 반기 배당금 1주당 1만원을 합한 제50기(2023년) 현금 배당금은 1주당 1만5000원으로 전기 2만원보다 5000원 줄었다.


영풍은 이를 문제삼고 있다. 고려아연이 현재 7조3000억원의 이익잉여금과 1조50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해 자금여력이 충분한만큼 결산 배당을 예년과 같은 1만원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풍은 "주당 기말 배당금을 중간 배당금보다 줄인다면 주주들의 실망이 크고 주주들이 회사의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게 돼 주가가 더욱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당은 주식회사의 이익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는 것으로 통상 회사의 한해 실적에 따라 전체 배당 규모가 결정된다. 실적이 좋으면 이익 분배가 늘고 실적이 줄어들면 그만큼 분배도 줄어든다.

고려아연이 2023년 결산 배당을 전년보다 줄인 것은 지난해 실적이 둔화된 탓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연결기준 전년대비 28.3% 줄어든 659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당기순이익도 33.2% 감소한 5331억원을 기록했다.


실적감소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은 전년보다 늘었다. 고려아연의 2023년 연간 배당금액(분기+결산) 총액은 3027억원 수준으로 배당성향은 57%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 점을 감안하면 연결 기준 주주환원율은 76%수준까지 올라간다. 전년(50.9%)에 비해서도 크게 늘었다.

고려아연의 총배당금액도 2018년 1767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3973억원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실적이 감소했지만 총배당금액은 오히려 4027억원으로 상승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제안한 기말배당안(주당 1만원)은 배당성향 77.1%로 이 경우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이 96.0%에 육박해 당사의 기존 배당성향을 과도하게 상회한다"며 "주주 입장에서 예측가능성을 저해하고 투자자들에게 불측의 손해를 가져올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풍은 고려아연의 배당성향이 높아진 이유는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수익성이 나빠진데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배당금을 지급해야 할 주식 수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영풍 관계자는 "배당성향의 분모가 되는 당기순이익이 폭락해 배당성향이 높아진 것처럼 착시 효과를 일으켰다"며 "고려아연이 222년부터 한화, LG화학, 현대차 등에 제3자 배정유상증자, 자사주 맞교환 등을 하면서 배당금을 지급해야 할 주식 수가 16% 이상 늘어난 것도 배당성향이 높아 보이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제련사업은 글로벌 원자재 수급 및 제련수수료 변동에 따라 특정 기업이 아닌 제련업계 전체가 함께 영향을 받는 구조"라며 "만성적인 적자구조에 허덕이고 있는 영풍이 고려아연의 경영실적을 지적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영풍은 지난해 별도기준 1000억원대 적자를 냈다.

이런 가운데 기업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는 고려아연을 지지하고 나섰다. 고려아연의 주주환원율이 선진국과 필적한다는 이유에서다. 액트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주주환원율(개별기준 68.8%, 연결기준 76.3%)은 지난 10년간 선진국 평균인 68%를 상회한다.

국내 기업들의 평균과 비교하면 더 높다. KB증권에 따르면 2013~2022년 10년간 한국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29%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고려아연 주주환원율은 2.6배가량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