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응급의료센터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들이 응급의료센터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정부가 실시한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 전국 40개 의대에서 총 3401명의 정원 신청서를 제출했고 당장 내년 2000명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정작 의대생을 가르칠 '기초의학' 교수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일수록 교수 1인당 가르쳐야 할 학생수가 20명이 넘는다.


8일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의대 40곳에 재직 중인 전임교원은 1만1502명이고, 학생 수는 1만8348명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를 활용해 추산하면 교수 1인당 담당하는 학생 수는 평균 1.6명이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의 교원 1인당 평균 학생 수인 7.6명, 약학대 교원 1인당 학생 수 14.9명보다 적다.

하지만 기초의학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별도로 따지면 차이는 크다. 지난해 교육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기초의학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수도권이 12명이고, 호남권은 24.7명이었다. 기초의학 교수 1인당 평균 학생 수는 제주권(제주대 1곳)이 10명으로 가장 적었고 충청권 10.5명, 영남권 13.8명, 강원권 15.7명이다.


국내 의대 교수가 학생 수에 비해 많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는 기초의학 교수와 임상의학 교수를 분리해 집계하지 않아 나타난 '착시'로 볼 수 있다.

의료계·교육계에 따르면 의대 본과생 1·2학년은 실습 전까지 해부학·생리학·병리학 등 인체의 구조와 기능, 질병의 원인과 관련된 기초의학을 배운다. 기초의학 다음으로 환자를 대면하는 진단과 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임상의학을 배우는 게 순서다.


임상의학에는 내과, 외과, 신경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등 '의료법'이 규정한 26개 전문과목이 포함된다.

기초의학은 임상의학의 토대가 되는 중요한 학문이지만 전공자가 임상의학 교수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정원이 기존보다 대폭 늘어나는 의대의 경우 기초의학을 가르칠 교원이 부족하고, 의학 교육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비수도권의 A 사립대학 의대 학장은 "의과대학은 임상의학 교수 말고도 기초의학을 전공한 교수가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현재 전무한 수준"이라며 "지방은 교수 구하기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과학 등 다른 분야를 전공한 분들을 초빙해야 하는데 의학을 전공하지 않다 보니 의학 교육에 특화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최소 10년은 걸릴 텐데 그 이전까지는 파행적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많을수록 의학 교육 질이 떨어지는 만큼 '의대 교수'를 확충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중에서도 기초의학 교수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는 의과대학 정원 2000명 확대에 맞춰 2027년까지 거점국립대 의대 교수를 1000명 늘리고, 향후 현장 수요를 고려해 추가 보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의 B 사립대학 기획처장은 "기초의학 교수는 수도권도 구하기 힘든데 비수도권 대학은 더할 것"이라며 "처우라도 좋아야 교수를 구할 수 있을 테니 정부가 급여에 관한 재정적 지원을 충분히 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