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과대학 증원 규모를 자율적으로 줄여 모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의료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18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 규모를 자율적으로 줄여 모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의료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18일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 규모를 최대 50%까지 줄여 모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사태 장기화를 고려한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9일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총장들은 지난 18일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취지의 건의문을 냈다.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내년 의대 증원 규모는 당초 정부의 의대 증원 규모인 2000명보다 최대 536명 줄은 1500~1600명 수준이 된다. 다른 대학들도 동참할 경우 증원 조정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대 총장들은 "개강 연기, 수업 거부 등이 이어지면서 의대 학사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참담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이어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기다리고 있는 2025학년도 대입 전형을 확정하는 데에도 학교마다 진통을 겪고 있다"고 혼란스러운 학교 현장을 설명했다.

정부는 의료계를 향해 과학적이고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통일된 의견이 있어야 증원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의료계가 아닌 대학 총장들의 중재가 나오면서 의대 증원 규모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오후 3시 관계 부처 합동으로 여는 '의대 증원 관련 특별 브리핑'에 나설 예정이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뒤 총장들의 건의 사항에 대한 협의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가 건의문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에 대한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이들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재차 요구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껏 생각한다는 게 허수아비 총장들 들러리 세워 몇백명 줄이자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은 '그른 결정'이었음을 인정하고 '원점 재검토'하는 것만이 이 문제의 출구라고 지적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또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노 전 회장은 의료계 측의 입장은 '원점 회귀'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와 대통령실은 '숫자 조정으로 협의가 될 것'이라는 헛된 희망 사항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까운 시간만 허투루 보내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