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감독((주) 미디어캔 제공)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영화 '협상'(2018)을 연출한 이종석 감독이 7년여 만에 신작을 내놨다.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동화 작가가 꿈이지만 현실은 음란물 단속 공무원인 단비가 어쩔 수 없이 19금 웹소설을 쓰다 뜻밖의 성스러운 글재주에 눈을 뜨는 재능 발견 코미디 영화다.

이 감독은 2023년 초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시나리오를 받고 연출 제안을 받았다. 이후 주연을 맡은 박지현, 최시원, 성동일 등과 함께 그해 5월 촬영을 하고 오랜 기간 후반 작업을 거쳐 드디어 8일 개봉했다. 그는 "고통스러웠지만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선 좋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완성된 영화는 19금 웹소설, 음란물 단속 공무원 등 파격적인 소재를 통해 주인공 단비의 성장 드라마를 담아내며 웃음과 감동을 안긴다. 이 감독은 지난 7일 뉴스1과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포스터

-오랜만에 장편 영화를 선보인다.

▶감개무량하다. '협상' 이후 한창 스릴러, 미스터리, 연쇄 살인범 등 이야기를 쓰면서 그런 주제만 매일 생각하다 보니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동화지만 청불입니다' 연출을 제안받았다. 마침 '협상' 할 때 배우 현빈, 손예진도 내게 '감독님 코미디 해봐라, 재밌을 거 같다'고 추천해 주기도 했었다. 그리고 아내도 이 대본을 보고 목숨 걸고 하라고 강력하게 말하더라. 그래서 연출을 결심하고 선보이게 됐다.

-연출작 중 코미디 영화는 처음인데, 선보이는 소감이 어떤가.


▶요즘 시사회에서 웃을 일이 정말 없는 시대인데, 그래서 영화로 웃을 일을 만들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웃는 게 사람의 본능인데 현 시국이 너무 힘들고 슬픈 일의 반복 아닌가. 그런 것들을 잊자는 게 아니라 웃으면서 계속 생각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영화를 보고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웃고,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다시 단단해진 마음으로 다시 시위를 나가고 애도를 전했으면 좋겠다. 다들 지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번 사는 건데, 힘을 잃지 않고 즐거움을 얻었으면 하는 그런 취지로 이 영화를 봐주면 좋겠다.

이종석 감독((주) 미디어캔 제공)

-청소년관람불가 소재를 다루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출했나.

▶원래 시나리오는 지금과 아주 달랐다. 내가 젊은 나이는 아닌데 젊은 영화는 만들고 싶었다. 단비가 20대 중반으로 나오니까, 이 나이대 친구가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생각했는데, 내가 아저씨라 잘 모르니까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다. 원래 시나리오가 10년도 더 됐다고 들어서 다시 태어나게 했다. 혼자 각색도 하고, 우연히 유튜버 두 명을 만나 자문을 얻었다. 두 분께 시나리오를 보여주면서 요즘 쓰는 대사인지, 이해가 가는 상황인지 계속 묻고 다시 수정했다. 그렇게 고치고 고치고 하면서 나온 시나리오가 지금 버전이다.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신경 썼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특히 음란물 단속 공무원인 주인공이 19금 웹소설을 쓴다는 설정이 우려되진 않았나.

▶우리 사회가 아직 보수적이고, 닫혀있다고 생각한다. 남사스럽다고 하는데 오히려 숨기는 사회가 더 문제 아닐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되는데, 남들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게 더 문제인 것 같다. 또 자신이 하고 싶다는데 이것은 이래야만 하고, 저것은 저래야만 하는 게 우리를 더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인 문제라 생각하고 설정했다.


-19금 웹소설에 성인 로맨스, BL 등 다양한 장르가 등장하는 데 신경 쓴 요소인지.

▶이 역시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부분을 다룬 것이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사랑을 두고 뭐라 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랑이 도대체 뭐냐. 이성끼리도, 남자끼리도, 여자끼리도, 또 강아지, 꽃 등도 다 사랑할 수 있다. 다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19금 웹소설에 대해서도 어떤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만들어 나갔다.

<【N인터뷰】 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