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는 우리 것" 파나마서 反트럼프 시위…1964년 유혈사태 희생자 추모
1월 9일 미군 총격으로 사망한 이들 기리는 순교자의 날로 지정
추모 시위대 "운하 빼앗겠다는 트럼프 위협 무례했다"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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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파나마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통제권 반환 주장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모인 주민들은 1964년 1월 9일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주장하며 미군과 충돌하다 숨진 시위대를 추모했다. 당시 전국적으로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 대응해 미군이 총격을 가하면서 파나마인 학생 20여명이 사망했고 미군에서도 최소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파나마는 이날을 '순교자의 날'로 명명하고 추모한다. 당시 사건은 미국이 훗날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반환하기로 결정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나마 운하 통제권은 1977년 토리호스-카터 조약이 체결되면서 1999년 미국에서 파나마로 넘어갔다.
1964년 시위 당시 학생이었던 퇴직 노조원 세바스티안 키로스(84)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오늘은 우리 순교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날일뿐 아니라 파나마가 주권 국가이자 운하가 우리 것임을 세계의 알리는 날"이라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대학 교직원 이반 킨테로(59)는 "어떤 정부도 파나마인들이 오랫동안 싸워 얻은 것을 빼앗을 수 없다"며 "트럼프의 위협은 매우 무례했다. 그는 존중을 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시위대는 1964년에 사망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추모비로 행진하면서 "흘린 피는 절대 잊히지 않는다" "파나마에서 손을 떼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당선인의 모습을 한 인형을 태우기도 했다.
같은 날 오전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도 행사에 참석해 추모비 앞에 화환을 바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다시 장악하기 위해 군사적·경제적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파나마 운하를 이용할 때 드는 물류비용과 이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비판했다.
파나마는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위협에 강하게 반발했다.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아차 파나마 외무장관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운하를 통제하는 유일한 주체는 파나마인이며 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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