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특검법 협의를 위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뒤 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2025.1.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여야 간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위한 각 당의 특검법을 놓고 7시간 동안 네 차례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결렬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외환죄 삭제', '수사 기간·인원 축소' 등 여당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내란 특검법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협상 결렬 후에도 수정안을 내놓은 이유는 국민의힘 내 이탈 표를 노리는 것과 동시에, 최근 당 지지율 하락 속 또다시 특검법을 단독으로 강행 처리하는 모습을 보일 시 민심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야는 이날 밤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수정안'을 재석 274명 의원 중 찬성 188명, 반대 86명으로 최종 가결했다. 여당 의원 중에선 안철수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기존 내란 특검법에서 외환 수사 부분과 내란 선전·선동 관련 부분을 삭제한 수정안을 이번 본회의에 상정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특검법 제목은 내란·외환 행위에서 내란 행위로 변경했다. 수사 대상은 기존 특검법의 11개에서 국민의힘이 요구한 5개로 변경했다. 수사 기간은 130일에서 100일로 축소했다. 특검 인원 규모는 파견검사 30인에서 25인으로, 파견 공무원은 60인에서 50인, 특별수사관은 60인에서 50인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한 안보 기관 압수수색의 경우 수사 무관 자료는 즉시 반환하고 폐기조항을 추가하기로 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내란ㆍ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2025.1.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민주당이 협상이 결렬됐음에도 대폭 양보한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힘의 이탈 표를 노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시작 전 "국민의힘에서 대폭 양보했는데도 왜 안 받았을까 지금 와서 보면 법안 발의한 것은 내부에서 이탈할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본다"며 "내란 수괴 혐의 받는 대통령이 체포까지 됐는데 여당이 법안 발의도 안 했다고 했을 경우 내부 이탈 명분이 커지지 않겠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지난번 재의결 때 198표가 나왔는데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분들이 사실상 특정돼 있기 때문에 입장을 바꾸기 쉽지 않다"며 "그래서 2표 더 나오면 1차 투표에서 200표 넘어가기 때문에 최상목이 거부하기 힘들어져서 (국민의힘이) 막판 자체 안을 발의하면서 일단 상황을 끌고 가자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 하락하고 있는 지지율도 민주당이 한발 물러선 이유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야 간 지지율 격차(갤럽 17일 발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39%·민주당 36%)는 5개월 만에 뒤집혔다.

비상계엄 사태 한 달여 만에 지지율이 뒤집어지자, 민주당 내에선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최재성 전 의원은 CBS 라디오를 통해 "민주당이 잘못 대응하고 때로는 조금 능력 없어 보이고 무책임하고 혹은 거칠고 조롱하는 과정이 (보수층) 결집을 더 가속화하고 중도층을 이동하게 만든 게 있다"며 "민주당이 분명히 살펴봐야 할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용진 전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이제 좀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말을 안 들으면 탄핵하는 등 조급해 보이는 방식으로, 힘 자랑하는 거처럼 보이는 게 아니라 야당이지만 우리는 책임 정당이라는 걸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