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21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해선 안된다고 판단했다. / 사진=뉴스1 박지혜 기자


고려아연이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할 수 없게됐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1일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임시주총 의안상정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유미개발이 집중투표 청구를 했던 당시 고려아연의 정관은 명시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었다"며 "결국 이 사건 집중투표청구는 상법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적법한 청구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가처분은 고려아연 주주인 유미개발이 지난달 10일 집중투표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 개정안을 제안하고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하도록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집중투표제란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주주는 이사 후보자 1명 또는 여러 명에게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사 10명을 뽑을 때 1주를 가진 주주는 10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때 여러 이사 후보에게 분산해서 투표할 수도 있고 전부 한 명의 후보에게만 몰아줄 수도 있다.


집중투표가 도입되면 MBK·영풍의 의결권이 기존 46%가량에서 24% 가량으로 제한된다. 이 때문에 MBK·영풍은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 선임 의안을 임시주총 안건으로 상정해선 안 된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가처분을 제기했다.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이 어려워지면서 이번 임시 주총에서 MBK·영풍이 우위를 점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MBK·영풍 연합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신규이사 14명을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