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있다. 2025.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한상희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공소장에는 그동안 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과 형사 재판에서 치열한 진실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계엄군을 동원해 헌법기관인 국회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언론사 단전·단수 직접 지시 여부 △ 병력 투입 규모 △ 국회 봉쇄 및 강제 진입 명령 여부 등이 주요 논점이다.


①"비판 언론사 봉쇄하고 단전·단수하라"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한겨레와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하라'는 내용의 문건을 보여주며 후속 조치를 지시했다. 평소 윤 대통령에 비판적 논조의 기사를 보도해 온 매체들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없다. 이 전 장관 역시 경찰 조사에서 해당 내용을 진술하지 않았고, 이날(4일) 국회에서 열린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도 관련 질의에 증언을 거부했다.

②"무장 군인 1605명 동원해 폭동" vs "250명 투입 지시"


투입 병력 규모를 놓고도 주장이 엇갈린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국군방첩사령부, 육군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정보사령부 등 무장 군인 1605명과 경찰관 약 3790명 등을 동원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당사, 여론조사 꽃 등을 점거하는 등의 방법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반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 '최대 5만명이 필요하다고 보고했으나, 윤 대통령이 소수 병력만 동원하라고 했다. 이에 약 3000~5000명 정도 규모를 건의했더니, 대통령은 우발적 사고가 절대 없도록 250명 정도의 숙련된 간부로 편성된 부대를 투입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달 15일 체포 직후 공개된 육필 편지에서 "국방부 장관에게 필요 최소한의 병력 투입을 지시했고 국회 280명, 선관위에 290명의 병력이 투입됐다"며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이기 때문에, 소규모 병력을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③'총 쏴서라도 문 부수고 들어가 끌어내라'

국회 무력화 시도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회 주변을 돌며 직접 현장을 지휘하고 있던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도 못 갔냐. 뭐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수방사 병력을 동원해 비상계엄 해제를 방해하려 했다는 것이다. 해당 내용은 김 전 장관에 대한 공소장에도 명시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지난달 8일 기자회견에서 "일방적인 나열이고 진술뿐인 황당한 공소장"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당시 윤갑근 변호사는 "이진우 수방사령관의 진술인데 그는 국회 경내에 들어가지도 못했다"며 "개별 당사자 진술이 1~3차에 걸쳐 변해가는 등 객관적 상황과 맞지 않는다. 진술뿐인 황당한 공소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사령관도 이날 헌재 탄핵심판에 출석해 "국회 본관에 들어가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오는 20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첫 공판 준비기일을 연다. 윤 대통령 측과 검찰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는 만큼, 재판부가 어느 쪽 진술에 더 신빙성을 부여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