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전북현대의 무패 행진을 멈춰 세웠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 스틸러스가 전북현대의 무패 행진을 멈춰 세웠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포항 스틸러스가 지는 법을 잊은 듯 거침없이 질주하던 전북현대의 무패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7월에도 격침 직전까지 갔다가 역전패(2-3)를 당해 아쉬움을 삼켰던 포항은 기어이 거함을 쓰러뜨리면서 '명가의 저력'을 과시했다.


언제 어느 때나 포항다운 축구를 선보이는 팀, 지도자가 바뀌고 선수가 달라져도 늘 순위권 상단에서 경쟁하는 저력의 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명가 포항 스틸러스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포항은 2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7라운드에서 조르지의 멀티골 활약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이 결과로 전북의 무패 행진은 '22경기'에서 멈췄다.


지난 3월 강원FC에 0-1로 패한 뒤 약 5개월 동안 22경기에서 17승5무를 파죽지세를 이어가던 전북은 아주 오랜만에 쓴잔을 마셨다. 시즌 3실점 경기도 처음이다. 대어를 낚은 포항은 4연승을 기록, 13승5무9패(승점 44)가 되면서 같은 날 FC안양에 패배한 대전하나시티즌(승점 42)을 4위로 끌어내리고 3위에 올랐다.

포항을 이끄는 팀 레전드 출신 박태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을 이끄는 팀 레전드 출신 박태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973년 창단한 포항 스틸러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팀이다. 한국 프로축구리그 출범이 1983년이니 '족보 없는 축구는 가라'라는 걸개와 함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역사다. 1990년 개장한 한국 최초의 축구 전용구장 스틸야드에 들어서면 '축구 기운'이 팍팍 느껴진다.


단순히 오래된 클럽에 그치는 팀이 아니다. 이회택 감독, 박경훈, 이흥실, 최순호, 공문배, 박태하, 황선홍, 홍명보, 라데, 김기동, 이동국 등 한국 축구사를 빛낸 별들이 수두룩하고 정규리그 5번, 컵대회 6번 우승에 빛나는 명가다.

"포항이라는 팀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라면, 좀 더 안에서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이래서 명가 소리를 듣는구나" 느낄 것이다. 감독이 바뀌고 멤버들이 수시로 변해도 포항 축구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틀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포항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의 말이다. 오래도록 외부 인사였던 그는 "그래서 시스템이 중요한 것 같다. 매년 잘할 순 없지만 포항처럼 꾸준한 팀도 없다. 확 추락하는 시즌도 없다. 분명 포항만의 무언가가 있다"고 했다.

2019년 부임, 5시즌 동안 팀의 새로운 시대를 연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날 때 꽤 많은 이들이 포항의 쉽지 않은 시간을 점쳤다. 하지만 '원클럽맨' 출신 박태하 감독과 새롭게 출발한 포항은 2024년 상위 스플릿(6위)에서 첫 시즌을 마쳤고 올해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어느덧 2위까지 올라선 포항 스틸러스. 그들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어느덧 2위까지 올라선 포항 스틸러스. 그들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은 6월29일 서울전부터 이어진 전북, 수원FC와의 경기에서 1-4, 2-3, 1-5로 졌다. 워낙 좋지 않은 경기로 3연패에 빠졌으니 후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7월27일 대구전부터 광주, 안양과의 경기를 거푸 1-0으로 제압하더니 전북까지 잡아내며 4연승으로 확실한 반등을 일궜다.

어느덧 2위 김천(승점 46)을 2점차까지 추격했다. 시즌 도중 예상치 못한 기성용 영입으로 특별한 이슈를 일으켰던 포항이 이젠 결과물로 다시 조명 받고 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포항을 선두권으로 꼽은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확실히 그들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