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 제품.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지난해 건설 시황 악화에 따른 매출 감소에도 원가 절감과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 반등에 성공했다. 회사는 현대차그룹·포스코와 손잡고 미국에 8조 원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확정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2조7332억원, 영업이익 2192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7.4% 증가하며 2024년을 저점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당기순이익은 14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은 국내 건설 시황 부진 심화로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철광석, 석탄 등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과 수출 운임 안정화 등 원가 절감 노력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저가 수입재에 대한 통상 대응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반등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 건전성도 대폭 개선됐다. 지속적인 차입금 감축 노력을 통해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6.1%포인트 감소한 73.6%를 기록했다. 2021년 102.8%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4년 만에 70%대까지 낮춘 결과다.

현대제철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총 투자비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현대자동차그룹(80%)과 포스코그룹(20%)이 공동 출자하는 구조다. 연간 270만톤 규모로 건설되며 올해 3분기 착공해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김광평 현대제철 부사장은 자금 조달 우려에 대해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조5000억원 수준의 현금 창출 능력을 고려할 때 2028년까지 내부 자금으로 충당 가능할 것"이라며 "재무 구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체질 개선도 속도를 낸다. 현대제철은 고성형·고강도 특성을 갖춘 '3세대 자동차 강판'을 올해 1분기부터 본격 양산한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 소재로 공급할 계획이다. 신안 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고강도 극후물 후판을 초도 공급하는 등 에너지용 강재 시장 점유율도 높여가고 있다.


공급 과잉 상태인 철근 부문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최근 가동률이 낮았던 인천공장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단해 고정비를 절감하고 나머지 공장의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이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회복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와 2026년 상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원재료인 철광석과 석탄 가격이 전반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급격한 변동보다는 기타 제반 비용을 반영하는 선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조선용 후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를 통합해 연간 협상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 투입 원가를 감안해 가격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저가 중국산 후판 유입이 지속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김성민 전무는 후판 협상에 대해 "원재료와 노임 등 투입 원가 감안할 때 현재 (후판)가격은 비정상적인 수준"이라며 "정상화를 위해 가격 인상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2026년 연간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1.8% 증가한 1735만톤(판재 1183만톤, 봉형강 551만톤)으로 설정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이다. 김 전무는 "미국 시장은 데이터센터 건설이 지속되고 있어 봉형강 수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주요 투자 및 대응 계획으로는 ▲전력비 상승에 대응한 499㎿급 LNG 자가발전소 건설 ▲미국 ASME 인증 기반의 글로벌 원전 강재 판매 확대 ▲탄소배출권 4기 대응을 위한 저탄소 생산 체계 구축 등을 꼽았다.

김 부사장은 "올해 설비투자(CAPEX·케팩스)는 미국 공장의 투자 증가로 인해 2025년도 1조4000억원 대비 5000억원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약 2조원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