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루닛 서범석의 유증 승부수… "실적으로 주주가치 극대화"
2500억원 조달… 주가 하락 원인 '풋옵션 리스크' 해소
추가 자본 조달 압박 완화… 법차손 이슈도 해결
올해부터 실적 개선 본격화… EBITDA 흑자 목표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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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AI(인공지능) 기업 루닛을 이끄는 서범석 대표가 회사의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볼파라(현 루닛 인터내셔널)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리스크를 없애는 게 핵심이다.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으로는 조기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언급했다.
서 대표는 2일 서울 강남 루닛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회사의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재무적인 리스크라고 생각한다"며 "풋옵션 행사 시기가 다가오면서 재무 리스크가 부각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무 리스크를 없애지 않으면 주가가 더 눌릴 것으로 생각해 빨리 (재무 리스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루닛 주가는 지난달 30일 종가 4만200원을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31일(6만8300원)과 비교했을 때 41.1% 내렸다. 루닛 주가는 2024년 말 8만원대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초부터 등락을 반복하며 하락하고 있다.
루닛은 주가 하락 원인인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총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달한 자금은 회사 운영(1125억원)과 채무상환(1378억원)에 사용한다.
유상증자로 인한 신규 발행 주식 수는 790만6818주, 신주 발행가액은 3만1650원으로 예정됐다. 지난달 30일 종가(4만200원)를 고려하면 할인율은 21.3%에 달한다. 할인율과 신주 발행으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겹치며 일부 주주들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 대표는 "시장 우려를 어느 정도 예상해 BEP(손익분기점) 타임라인을 2027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겼다"며 "올 1분기부터 드라마틱하게 변화해 완전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적이 빠르게 회복하는 부분들로 인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재무 구조 탈바꿈… 매출 높이고 비용 줄인다
루닛의 유상증자 배경인 재무 리스크는 전환사채 풋옵션에서 비롯됐다. 루닛은 2024년 5월 171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볼파라를 인수한 바 있다. 세계 최대 헬스케어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한 시도였으나 당시 발행한 전환사채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기(오는 5월)가 다가오면서 풋옵션 시행 가능성이 대두됐다.
루닛이 유상증자를 통해 2500억원 조달에 성공하면 풋옵션으로 인한 잠재적 현금 유출 리스크가 사라지고 추가 자본 조달 압박도 완화된다는 게 서 대표 설명이다. 유상증자 자금이 자본으로 인식되며 법인세차감전손실(법차손)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번 유상증자는 루닛의 재무 구조를 근본적으로 탈바꿈하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서 대표는 설명했다.
서 대표는 올해부터 볼파라 인수 성과가 숫자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존 루닛 인사이트 제품과 볼파라 제품 매출 증가를 통해 미국 매출이 급성장할 것이란 설명이다. 루닛과 볼파라의 통합 유방암 검진 및 전주기 AI(인공지능) 솔루션의 신규 계약 건은 지난해 말 380건을 돌파했다. 볼파라가 확보한 기존 계약의 누적 매출을 합치면 암 진단 사업 부문 매출이 전체적으로 20~30% 증가할 전망이다.
서 대표는 올해 회사 매출을 전년 대비 40~50% 높이고 사업 비용은 같은 기간 20% 줄일 방침이다. 루닛은 지난해부터 전체 인력의 15%를 감축하는 구조조정과 각종 비용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 서 대표는 매출 증가와 비용 감소 목표를 이뤄 올해 말 EBITDA 흑자를 이루겠다고 공언했다.
서 대표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성공적인 세일즈 활동이 있었고 올해부터 해당 결과가 인식된다"며 "확보된 계약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올해 유의미한 미국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루닛 인사이트 미국 매출은 1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볼파라를 인수하지 않고 하나하나 처음부터 사업 환경을 구축했다면 1~2년 안에 이런 수치를 달성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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