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왼쪽부터)·LS일렉트릭 '디스트리뷰테크 2026' 부스 조감도, 효성중공업 미국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각 사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전력기기 업체도 초호황기를 맞아 시장 확대 전략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늘리고 관련 설비 증설에 나서며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미 시장을 발판 삼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과 HD현대일렉트릭은 현지시각으로 이날부터 5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는 '디스트리뷰테크 2026'에 참가한다. 디스트리뷰테크는 북미 최대 송전 분야 전시회로 올해는 전 세계 94개국에서 ABB, 지멘스, GE버노바 등 700여개의 글로벌 에너지·전력 기업이 참가한다.

LS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맞춤형 직류 전력기기 ▲UL 인증 배전 솔루션 ▲초고압 변압기 등 북미 현지에 특화된 솔루션을 선보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해 직류 생태계에 필요한 전력기기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최근 전력 다소비 현장에서는 전력 변환 단계를 줄여 효율을 높이는 직류 배전 시스템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시회에 참여해 제품 경쟁력을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배전시장에 맞춤화된 HiTOV 변압기를 선보인다. HiTOV 변압기는 고전압에 최적화된 첨단 변압기로 AI 데이터센터·초대형 공장 및 산업단지 등에 적합하단 평가다. 이외에도 UL 인증 저·중전압 차단기 등 다양한 전압 및 용량을 아우르는 제품들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 참여는 양사의 북미 시장 확대 의지를 방증한다. 실제로 두 회사는 최근 북미 시장 확장을 가속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액만 1조원을 넘겼는데 이중 북미에서만 8000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6일 미국 내 최대 송전망 운영 전력 회사와 986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요 시장으로 꼽히는 '기간 송전망 프로젝트'에 참여한 만큼 그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들과 함께 국내 '빅3' 전력기기 업체로 불리는 효성중공업 역시 북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회사에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에 약 2300억원을 투자해 증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8년까지 생산능력을 50%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 설계·생산이 가능하다.

이러한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는 중이다. 미국 현지에 초고압변압기·리액터·차단기 등 전력기기를 기반으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201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765kV 변압기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력기기 업체들의 북미 진출은 AI 데이터센터 수요와 맞물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조사한 결과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북미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2028년까지 4700억달러(약 69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시기가 겹친 것도 한몫했다. 미국 송전선의 70%는 최소 25년 전에 설치됐으며 대형 변압기 설치 시기도 40년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례 없는 대규모 전력공급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미국 주요 전력사업자들이 관련 설비 확충 계획을 본격적으로 수립하고 있다"며 "이에 필요한 전력기자재 발주도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이라 고객들의 대용량 전력 수요는 커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