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중금리 대출 위축 이후… 불법사금융 '경고등' 켜졌나
홍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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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가계대출 규제 이후 저축은행권의 중금리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불법사금융 관련 상담과 신고가 늘어나며 서민 금융시장 전반에 경고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대출 총량과 개인신용대출 한도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이 위축되고 그 여파가 제도권 밖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27 가계대출 규제 시행 이후 저축은행권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이 급격히 위축됐다. 규제 직후인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3조3785억원으로 집계돼 규제 이전인 상반기(1·2분기) 5조4891억원 대비 38.5%(2조1106억원) 감소했다.
완충역할 중금리대출 축소, 내몰리는 저신용자
중금리대출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이하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은행권 저금리 대출과 대부업 고금리 대출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강화되고 개인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되면서 저축은행의 대출 여력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대출 총량이 축소되자 저축은행들은 제한된 물량을 상대적으로 연체 위험이 낮은 차주에게 우선 배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 중금리대출이 중·저신용자 지원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공개된 4분기 중금리 신용대출 금리 현황을 보면, 대출 취급은 신용점수 800~900점대 구간에 가장 집중돼 있다. 700점대 이하부터는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500점대 이하 저신용자 구간에서는 금리가 공시되지 않은 저축은행이 다수에 달한다. 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취급이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는 이러한 구조 변화가 제도권 대출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6·27 규제 이후 하루에 나갈 수 있는 대출 총량이 크게 줄었다"며 "한도가 줄다 보니 고신용자부터 배정되고 이후 신청자는 대출이 막히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제도권 내 대출 여건이 악화되면서 불법사금융 관련 지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민금융진흥원의 '1397 서민금융콜센터'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통한 상담 건수는 220만4000건으로 전년 대비 14.6% 증가했다.
불법사금융 상담건수 급증... "제도보완, 규제완화 필요"
상담 유형 가운데 불법사금융 예방·피해 관련 문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햇살론, 대출상품 비교, 타 기관 서비스 연계 등의 상담도 뒤를 이었다. 대면 상담을 제공하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역시 지난해 방문·이동 상담을 통해 21만8000명을 상담해 전년 대비 5.5% 늘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불법사금융 피해 상담·신고 건수는 1만6540건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수치(1만5397건)를 넘어섰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도권 대출 축소와 함께 불법사금융 '사전 차단'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서민금융 공급을 늘리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선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저축은행이 서민 대상 대출상품을 더 많이 취급할 수 있도록 실적 산정 방식을 손봤다. 햇살론과 사잇돌, 민간 중금리대출 등 정책성 상품의 대출 실적을 실제보다 1.5배로 인정해주는 방식이다. 저축은행이 이런 상품을 많이 취급할수록 지역 내 대출 비중을 맞춰야 하는 규제를 보다 수월하게 충족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다만 업계에서는 총량 규제가 유지되는 한 인센티브만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보고 있다. 자산 확대 부담과 건전성 관리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중금리대출의 정책적 역할과 가계부채 관리 기조 간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부업권 역시 법정최고금리 20% 규제가 유지되다 보니 제도권 전반의 대출 시장이 크게 위축돼 있다"며 "결국 급전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2금융권이나 대부업권에 대해서는 실수요자들이 필요할 때 제도권 안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규제 완화나 제도적 보완이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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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인 기자
안녕하세요. '동행미디어 시대' 홍지인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