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운정→구월' 정용진 신년 동선에 담긴 이마트 3대 전략
시간 점유·근린 상권 선점·가성비 초격차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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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026년 새해 시작과 함께 광폭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월 초부터 설 연휴 직전까지 그가 택한 방문지인 죽전, 운정, 구월을 연결해보면 올해 이마트의 필승 시나리오가 드러난다.
정 회장은 이번 동선을 통해 ▲본업의 재정의(죽전) ▲공간의 밀착(운정) ▲초격차 가성비(구월)라는 세가지 화두를 던졌다. 단순히 오프라인 점포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생활 반경 깊숙이 침투하며 가격 우위를 통해 이커머스 공세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1월6일 정 회장의 첫 행선지는 경기 용인시의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이었다. 2005년 개점 이후 경기 남부 상권을 20년 가까이 지켜온 상징적인 점포다. 반경 5km 내에는 고소득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고 구매력 높은 4050세대 비중이 높지만 시설 노후화로 고객 이탈 우려가 제기되던 곳이었다.
이마트는 이곳을 미래형 마트의 테스트베드로 낙점했다. 전략은 물건이 아닌 '시간'을 파는 것. 1층 핵심 공간을 과감히 비워 도서관형 휴식 공간인 북그라운드와 커뮤니티 시설로 채웠다. 판매 공간을 줄이는 역설적 실험은 적중했다. 리뉴얼 후 매출이 28% 증가하며 '체류가 곧 매출'이라는 공식을 증명했다.
같은달 16일 정 회장은 파주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을 찾았다. 도심 외곽의 거대 쇼핑몰이던 스타필드를 아파트 단지 한복판으로 축소해 옮겨온 도심형 콤팩트 몰이다.
운정신도시는 GTX-A 개통 호재와 함께 인구가 급증하는 곳이다. 어린 자녀를 둔 3040 부부 비중이 높지만 백화점이나 대형 몰까지 이동하기엔 거리가 부담스러운 틈새를 파고들었다.
정 회장은 '찾아가는 빌리지' 전략을 택했다. 키즈카페, 학원, 병원, 브런치 카페 등 육아와 일상에 필요한 테넌트를 집약해 이른바 '슬세권'(슬리퍼+세권)을 장악했다. 오픈 한달 만에 인근 인구의 3배인 100만명이 다녀간 것은 이마트가 쿠팡이 줄 수 없는 하이퍼 로컬(지역 밀착) 커뮤니티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공간혁신과 가격 초격차로 본업 경쟁력 강화
설 연휴를 앞둔 2월9일 정 회장의 발길이 향한 곳은 '트레이더스 구월점'이다. 이곳은 신세계그룹의 자존심이 걸린 전략적 요충지이자 '가성비 초격차' 전략의 전초기지다. 인천 남동구 핵심 상권에 위치한 이곳은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경쟁하는 동시에 도심형 창고 모델로서 수익원을 담당한다.기존 창고형 할인마트가 주로 외곽에 위치한 것과 달리 트레이더스 구월점은 도심 한복판에서 대용량·저가 상품을 공급하며 퇴근길 직장인과 주말 가족 고객을 모두 흡수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0년 국내 고객에 맞게 재해석한 토종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1호 용인 구성점을 열었다. 이후 고물가 시대 가성비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총매출은 1조4억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3분기 누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7.2% 증가했다. 정 회장의 방문은 이 같은 성장세에 박차를 가하고 인천 상권의 맹주 자리를 탈환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새 먹거리를 찾고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며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유통 시장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는 길이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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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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