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가 9조원에 달하는 압구정 3·4·5구역이 재건축 시공사를 뽑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사진은 압구정5구역 재건축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 강남 재건축의 최대 사업지인 압구정 조합들이 시공사 선정 작업에 돌입한다. 시공능력 상위 5개사 가운데 대우건설과 GS건설을 제외한 대형사들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압구정 3·4·5구역은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3개 구역의 총 공사비는 9조원을 넘는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압구정3구역이다. 기존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 5층(준주거지역 지하 7층)~최고 65층, 30개동, 5175가구로 짓는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5조5610억원(3.3㎡당 1120만원). 정비사업 역대 최대 금액이다. 입찰 보증금만 2000억원에 이른다.


압구정3구역은 당초 현대건설의 경쟁 상대로 예상됐던 삼성물산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은 압구정2구역에서도 현대건설과 경쟁을 예고했으나 막판에 불참 의사를 밝혀 현대건설이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확보했다.

지난 23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SK에코플랜트·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포스코이앤씨·DL건설·제일건설·대방건설·금호건설 9개사가 참석했다.
글로벌 건축설계사 RAMSA(Robert A.M. Stern Architects)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압구정3구역 현장에 방문해 설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압구정3·5구역 수주전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건축설계사 RAMSA(Robert A.M. Stern Architects)의 설계진은 지난 23일 압구정3구역에 방문해 한강 조망 축과 도시 스카이라인을 점검했다.


RAMSA가 설계한 뉴욕 맨해튼의 '220 센트럴 파크 사우스'는 센트럴파크를 마주한 클래식한 외관과 정제된 비례미, 최고급 커뮤니티 시설로 뉴욕 하이엔드 주거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건설은 RAMSA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압구정이 지닌 주거 유산을 재해석하는 설계를 구상하고 있다. 특히 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마스터플랜, 주동 입면의 비례 구성, 한강변 스카이라인 정돈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3구역은 대한민국 최고 주거지로 평가받는 사업지"라며 "RAMSA의 설계 역량과 현대건설의 시공 기술을 결합해 '압구정 현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주거 유산을 새롭게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압구정5구역, 현대건설vsDL이앤씨 경쟁

압구정4구역은 압구정 현대8차와 한양3·4·6차를 지하 5층~최고 67층, 1641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2조1154억원(3.3㎡당 1250만원)이다. 지난 1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쌍용건설·금호건설·제일건설 등이 참석했다.

한양1·2차를 재건축하는 압구정5구역은 지하 5층~최고 68층, 8개 동, 1397가구로 탈바꿈한다. 공사비는 1조4960억원(3.3㎡당 1240만원)이다. 입찰 마감은 구역에 따라 다음달 말과 4월 초로 전망된다.

압구정5구역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대결이 예상된다. 당초 GS건설을 포함 3파전이 거론됐으나 GS건설이 발을 뺐다. GS건설은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성수1지구) 재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지난 20일 성수1지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단독 응찰했다.

DL이앤씨는 압구정 재건축 가운데 5구역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아크로 서울 리버파크' 등 브랜드를 통해 인정받은 '한강변' 특화 시공의 노하우를 앞세워 압구정5구역을 국내 1등 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수년간 지속된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불황으로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약화됨에 따라 무혈입성하는 시공사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은 경쟁 입찰이 원칙이며 2회 이상 유찰시 수의계약으로 전환 가능하다.

지난해 본입찰 단계에서 단독 응찰로 수의계약 된 사례도 여러 건 등장했다. 압구정2구역과 장위15구역은 경쟁사가 부재하며 현대건설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불황 속에 무리한 수주 확대보다 이주비 조달과 사업비 금융 등 수익성을 고려한 전략을 세워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