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23일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를 갖고 임기 4년 차를 맞은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사진 제공=서대문구


"행정과 정치는 공동체의 구성원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제도를 바꾸는 일이다. 서울의 중심으로 부상한 서대문이 '실사구시'(사실에 토대를 두고 진리를 탐구함) 행정을 통해 더 잘 사는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청년 세대와 중년·노년을 아우르는, 누구나 이사 오고 싶은 서대문을 완성할 것이다."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시작으로 40년 정치 외길만을 걸어온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인생 대부분을 서대문 구민으로 살았다. 시간이 지나 퇴임한 후에도 이웃들을 만났을 때 '이성헌이 서대문을 잘 바꿨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가장 큰 보람일 것"이라며 임기 4년의 소회와 남은 각오를 밝혔다.

이 구청장은 지난 23일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주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책만이 진정한 현장 행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를 위해 56개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과 서부선 등 교통정책을 지속해서 이어갈 수 있는 제도의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선8기 서대문구청장에 당선된 후 이 구청장은 공약 이행률 85%를 달성했다. 67개 공약 중 57개를 완성했다. 이는 성과로도 증명된다. 2024년 서울서베이에서 서대문구는 생활·교육환경 만족도 1위를 기록했다.

서부선·강북횡단선 교통 인프라 대전환 추진

서울의 중심에 위치해 있지만 많은 산과 미개발지로 이뤄진 서대문구는 주거·교통시설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핵심 프로젝트는 유진상가·인왕시장 일대를 49층으로 재개발하는 홍제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이다.

주민 74.1%의 동의를 얻어 구가 직접 시행하는 해당 사업에 대해 이 구청장은 "10년 후 '옛날의 서대문'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변화할 것"이라며 "숲과 하천 등 자연 인프라를 보존하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교통망 사업은 넘어야 할 산이다. 서대문은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다시, 강북 전성시대 2.0'의 핵심 프로젝트들이 연결돼 있다. 서부선 경전철은 2000년 첫 사업 계획이 발표된 후 지연돼 왔다. 시는 재정 약 2조원을 투입해 2034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강남·북 불균형 완화를 목표로 시작된 강북횡단선도 사업성 문제로 멈췄지만 재가동 수순에 들어갔다.

이 구청장은 "서부선 경전철과 강북횡단선이 서대문의 교통 혈관을 뚫고 강남·북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정부 등에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부순환로 철거와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로 지상 공간이 정비되면 도시의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기 과제로는 경의선(서울역-가좌역 5.8㎞ 구간) 지하화가 꼽힌다. 1908년 개통된 경의선 철도는 서대문구 14개 동 중 7개 동을 관통한다. 정부가 도심 철도 지하화를 추진하면서 지상에 약 16만5000㎡(5만평)의 공간이 확보될 전망이다. 구는 해당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구상과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지난 23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교통 혁신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대문구


예산 55.6% 복지에 투입… "저출생 해법도 주거 지원"

서대문구는 65세 이상 인구가 6만2000여명(20.8%)이고 이중 28.0%가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다. 동시에 구내 9개 대학을 보유한 청년 도시다. 이 구청장은 노인 복지뿐 아니라 청년 세대를 지원하고 어린이와 반려동물에 친화적인 서대문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는 무료급식소 '행복한 밥상'을 운영해 하루 평균 300명의 노인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올해 2호점을 개소한다. 5200개의 노인 일자리도 마련해 74개 분야에서 활동하도록 지원한다. 어르신 인구 대비 일자리 비율은 서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생·보육 분야에선 고가 산후조리원을 대체할 수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을 설립해, 이용료를 90% 감면했다. 2주에 25만원 수준이어서 경쟁률이 7대 1에 육박했다.

아울러 아빠 육아지원금과 임신축하금 지원 등을 통해 서대문구는 지난해 출생 증가율 8.45%를 기록했다. 서울 평균(4.60%)의 두 배에 달한다.

이 구청장은 "세 자녀를 출산하면 아파트 한 채를 무상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정비사업 과정에 공급되는 임대주택의 절반만이라도 출생 장려정책으로 전환한다면 사회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서울 자치구 중 최초로 반려동물지원과를 신설하고 유기동물 보호센터 '내품애센터'를 운영, 동물 복지에 힘쓰고 있다. 서대문 인구 32만명 중 7만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고 이 구청장은 설명했다.

유기동물이나 들개 등을 구조해 입양 가족을 매칭, 센터 운영 1년 동안 180마리 넘는 동물들을 보호했다. 이중 89마리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고 61마리는 새 입양자를 만났다. 이 구청장은 한국애견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TV동물농장에도 출연할 만큼 유명한 애견·애묘인이다. 자신도 여섯 마리의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고 소개했다.

서대문구는 올해 예산 8254억원의 절반 이상인 55.6%를 복지에 투입한다. 이 구청장은 복지 철학에 대해 '인생 케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복지는 사후 지원이 아닌 위험을 사전 발견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면서 "통장·반장 등 인적 자원을 활용해 3000여명의 '명예사회복지 공무원' 제도를 운영하고 3년 동안 1031건의 고독사 위기 가구를 지원했다"고 공개했다.

서대문구의 랜드마크 '홍제천 카페폭포'는 폐기물 집하장을 문화·휴식 명소로 바꿔 수익금 8억1000만원을 438명의 학생에게 행복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서대문구 소상공인이 수익금의 1%를 기부하는 '나눔 1%의 기적' 사업에도 173개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손님이 커피 한 잔을 마시면 학생들을 돕는 선순환을 이뤘다"며 "행복은 나눔에서 완성된다. 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복지에 동참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