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이 대폭 강화된다. /사진=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의 위법 행위를 단순한 사업 비용으로 인식하는 관행을 끊기 위해 과징금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담합 과징금 하한을 기존보다 최대 20배 가까이 높이고 반복 위반 기업에 대한 가중 처벌을 강화하는 등 제재 수위가 역대급으로 강화된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의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과징금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10일부터 30일까지 행정예고 한다고 9일 밝혔다. 개정안은 담합, 부당 지원, 사익편취 등 주요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기준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을 담았다.

핵심은 담합 과징금 하한의 대폭 상향이다. 담합의 현행법상 부과기준율은 약 1%에서 20% 사이다. 개정안은 이를 크게 높여 중대성이 약한 담합의 하한을 10%, 중대한 담합은 15%, 매우 중대한 담합은 18%로 각각 조정했다. 최소 과징금 수준이 기존보다 최대 20배 가까이 높아지는 셈이다.


부당지원과 총수 일가 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지원금액의 20~160%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됐지만 개정안은 하한을 100%로 올리고 상한을 300%까지 확대했다. 최소한 지원금 전액을 환수하도록 해 위법 행위로 얻은 이익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정액 과징금 하한도 상향된다. 중대성이 약한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의 경우 기존 500만원이던 하한이 5억원으로 늘어난다. 공정위는 그동안 낮은 정액 과징금이 억제 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했다는 판단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반복 위반 기업에 대한 가중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현재는 최근 5년간 1회 위반 전력이 있을 경우 과징금이 10% 가중된다. 개정안은 이를 최대 50%까지 올렸다. 담합의 경우 과거 10년 내 과징금 처분 이력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최대 100%까지 가중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이 과징금을 줄이기 위해 활용해온 감경 제도는 축소된다. 조사 단계와 심의 단계 협조에 따라 최대 20%까지 감경되던 제도는 전 단계 협조 시에만 최대 10% 감경으로 축소된다. 자진 시정에 따른 감경률 상한도 30%에서 10%로 낮아지고 가벼운 과실에 따른 10% 감경 규정은 폐지된다.


공정위 조사·심의에 협조해 감경 혜택을 받은 기업이 이후 소송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할 경우 기존 감경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조사 협조를 명분으로 한 전략적 대응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 의견을 검토한 후 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관련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다음 달 중순부터 새 개정안이 시행될 전망이다. 다만 시행 이전에 종료된 위반 행위에는 기존 기준을 적용해 소급 논란을 차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