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가 식품을 넘어 도자기·화장품·생활용품 등 이종업계 협업을 확대하며 장수 브랜드를 새로운 소비층과 연결하는 브랜드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도자기가 됐고 따옴은 화장품이 됐다. 빙그레가 식품을 넘어 이종 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성숙기에 접어든 빙과시장에서 장수 브랜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소비층과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올해 상반기에만 네 차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도자기 브랜드 이도온화와 함께 바나나맛우유 식기 컬렉션을 선보였고, 뷰티 브랜드 디어달리아와는 과일음료 브랜드 따옴을 활용한 화장품을 출시했다. 생활용품 브랜드 스크럽대디,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와 협업을 진행했다.

최근 식품업계 협업은 단순히 제품을 공동 출시하는 수준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빙그레 역시 도자기와 화장품, 생활용품 등 소비자가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하는 품목을 협업 대상으로 선택하며 브랜드 노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협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확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거나 소장하는 과정에서 사진과 영상 콘텐츠가 생산되고,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종 업계 협업이 젊은 소비자층과의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에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빙과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빙과 소매시장 규모는 2015년 2조184억원에서 2025년 1조4100억원으로 감소했다. 시장 확대만으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식품업계는 기존 브랜드 자산을 활용해 소비자 관심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업계는 빙과시장 축소를 저출산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당류 섭취를 줄이려는 수요가 늘었고, 커피와 베이커리를 중심으로 한 디저트 시장이 성장하면서 아이스크림 소비가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확대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도 시장 수익성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환경에서는 장수 브랜드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오랜 기간 소비자 인지도를 확보한 브랜드는 강력한 자산이지만 기존 소비층에 머물 경우 성장성이 제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체들은 협업과 팝업스토어, 캐릭터 마케팅 등을 통해 새로운 소비층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 붕어싸만코, 요플레 등 다수의 장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축적된 브랜드 자산이 다양한 산업군과 결합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협업 전략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는 새로운 카테고리와 결합했을 때 소비자 관심을 끌기 쉽다"며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협업 마케팅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빙그레는 앞으로도 라이프스타일 분야를 중심으로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소비자 경험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