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아연의 제52기 정기 주주총회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 사진=뉴스1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분수령이 될 정기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이사회 주도권을 놓고 최윤범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쟁이 지속 중인 가운데 올해 임기만료를 앞둔 이사 6인의 자리를 대체하기 위한 양 측의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올해 주총의 최대 쟁점은 이사회 구성이 어떻게 바뀌느냐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19명이나 직무가 정지된 4명을 제외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11명, MBK·영풍 측 4명 등 총 15명이 포진해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임기 만료 이사 6명을 대체할 신규 이사 선임이 이뤄진다. 임기가 끝나는 이사는 최 회장 측 5명, MBK·영풍 측 1명인데 이 자리가 어느 진영의 후보로 채워지느냐가 앞으로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5명만 우선 선임하고 1명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으로 남기는 '5인 선임안'을 제안했다. 반면 MBK·영풍 측은 6명을 한 번에 선임하는 '6인 선임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현재 최 회장 측 지분율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37.9%, MBK·영풍 측은 41.1%로 추산된다. 양 측의 지분율 격차가 3%가량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결국은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소액투자자의 표심에 따라 결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당초 국민연금(5.2%)과 현대차그룹(5%) 등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국민연금은 최 회장 측이 내세운 이사 후보인 최윤범 사내이사·황덕남 사외이사·박병욱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에 의결권 미행사한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차그룹도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중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 등의 중립과는 관계없이 이번 주총에서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사 선출이 집중투표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고 특정 후보에 몰아줄 수 있다. 따라서 '5인 선임안'이나 '6인 선임안' 어느 쪽이 통과하더라도 최 회장 측 이사 3인은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인 선임안이 통과되는 경우 고려아연 측과 MBK·영풍 측의 이사 수는 현재 '11대 4'에서 '9대 5'로, 6인 선임안이 가결되면 '9대 6'으로 이사회가 각각 재편된다. 최 회장 측 이사 수가 과반을 유지하는 만큼 경영권을 수성하는 데는 이상이 없을 것이란 게 재계의 중론이다.

MBK·영풍 측의 이사회 영향력이 커지는 점은 변수다. MBK·영풍 측 이사의 비중이 최대 40% 수준까지 늘어나는 만큼 향후 현 경영진의 주요 전략 결정 과정에서 견제와 의견 충돌이 거세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이사회 세력 균형이 어떻게 조정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주총이 표대결이 끝나더라도 양측의 경영권 갈등은 장기전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