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최대 승부처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는 부동산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초미의 관심이다. 여야가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총 6명을 확정한 가운데 주요 후보들은 저마다 부동산 공급을 강조한 공약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여권 후보들은 공공성에 방점을 찍었다. 용산 등 주요 도심과 역세권의 부지에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개인이 수십 년 간 임차했다가 미래 세대에 물려주는 '구독형 주택',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자가 20~30년간 분할 매입하는 '지분 적립형 주택 분양'(주택 리츠) 등 청년과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공약이 눈길을 끈다.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공공 중심의 주택공급을 강조했다. 서울시가 정비사업 준공부터 착공까지 책임지는 '착착 개발'을 필두로 전문가가 밀착 관리하는 매니저 제도를 도입한다. 500가구 미만 소규모 정비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이양해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게 핵심이다. 지방정부가 권한을 갖고 단기 효과를 낼 수 있으나 대형 프로젝트 등에 민간 사업자의 참여가 떨어질 우려는 있다.


국민의힘 유력 후보인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민간 중심의 재건축·재개발에 속도를 낸다.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을 500%까지 올리고 민간이 주택을 공급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의 민간 주도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의 자율성을 확대해 공급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와 개발 중심의 특정 지역이 급등하는 양극화 현상은 리스크 요인이다.

서울 부동산 거래시장은 선거를 앞두고 혼란의 연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일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서울 집값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꺾였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외곽은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동남권 아파트의 호가가 큰 폭 내렸지만 실거래가는 여전히 높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5월 9일 이후 매물이 잠기고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권은 유한하고 부동산은 영원하다'는 인식은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유권자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선거 결과를 정하는 '경제 투표'는 특히 서울에서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와 2021년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은 각각 59.9%, 58.2%로 1995년 민선 첫 선거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을 달성했다. 당시 서울 아파트의 연평균 상승률은 10~15%에 달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유가와 환율이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향방마저 오리무중 상태다. 서울 부동산 안정을 위해선 금리 변동성 대응과 주택공급의 속도가 중요하다. 정당의 성과를 나타내기 위한 공급 수치와 공공·민간의 비중은 중요하지 않다. 표심이 목적인 공약은 단기 성과일 뿐이다. 930만 서울시민의 내 집 마련, 부동산 안정대책의 성패는 서울시정의 치밀한 부동산 공약에 달렸다.
이남의 건설부동산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