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종전 구상 없는 트럼프의 '재탕' 연설… 대체 언제까지
동행미디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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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의 1일(현지 시각) 대국민 연설은 새로운 메시지 없이 기존 주장의 반복에 머물렀다. 기대를 모았던 종전 구상이나 시점은 끝내 제시되지 않았다. 대신 "이란의 위협 능력을 무력화한다"는 개전 목표를 되풀이하고, "전례 없는 승리" "군사적 목표는 거의 달성했다"는 자평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데 그쳤다. 트루스소셜과 각종 회견에서 이미 내놓았던 발언의 재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2~3주 동안 대대적 타격을 가해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며 "모든 발전소를 아주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면서도 "강력하고 눈부신 작전을 32일 동안 펼치고 있다"며 이번 전쟁이 1·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이라크전, 그리고 3년 넘게 이어진 한국전쟁보다 짧게 끝날 것임을 강조했다. 장기전 우려를 덮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가깝다.
경제 인식 역시 실망스럽다. 유가 상승을 "단기적 현상" "이란의 유조선 공격 탓"으로 돌리며 미국 내 불만을 달래는 데 급급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연설 전날 CNN 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머물 정도로 여론은 이미 등을 돌린 상태다. 조기 종전 기대가 꺾이자 국제유가는 오르고 증시는 흔들렸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인식이다. 트럼프는 "의존 국가들이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는 해협 재개방과 안전 확보라는 국제적 책임을 사실상 내려놓은 채, '임무 완료'를 선언하고 발을 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런 '마무리 없는 종전'은 평화와 안정이 아닌 새로운 혼란의 재개일 뿐이다.
이 경우 한국이 입을 타격은 치명적이다. 원유의 70%, LNG의 20%를 이 경로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해협 통제권을 쥔 이란이 선박 선별 통과나 통행료 부과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력을 총동원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트럼프가 부활절 행사에서 한국을 콕 집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핵 무력 바로 옆에 4만 5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그랬다"며 사실과 맞지 않는 수치까지 동원해 압박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이는 향후 통상·안보 현안에서 더 거친 요구가 이어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이런 사안일수록 한·미 간 긴밀한 고위급 소통으로 정면 대응해야 한다.
종전 로드맵은 보이지 않고, 설령 전쟁이 어떤 형식으로든 끝난다 해도 트럼프의 '후속 청구서'에 응대해야 하는 등 이중 삼중의 난관을 넘어서야 하는 형국이다.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일단 호르무즈 자유항행을 위한 국제 협력에 적극 동참하되, 에너지·원자재 수입 구조의 근본적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중간선거를 7개월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투자, 통상 문제 등 협상에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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