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번엔 노동장관이 "초과 이익 배분"…왜 자꾸 정부가
동행미디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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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의 초과 이익 분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의 성공은 노사의 헌신적 노력에 더해 각종 사회적 지원이 함께 만든 결과"라며 토론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 세수' 국민배당금을 거론한데 이어 이번엔 노동부장관이 '초과 이윤'을 분배 대상으로 삼자는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노동부가 토론회에서 다루겠다고 밝힌 주제는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정책 가능성'이다. 같은 업종 종사자들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원청·하청 간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대기업 이윤 일부를 기금 형태로 공유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 말하는 '스웨덴 모델'이다. 김 장관은 이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 정신을 높이 평가해 구체적 방법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연대임금 구상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을 계기로 임금 격차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민간 기업의 이윤을 어느 수준까지, 어디에 나눌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기업과 시장의 자율 영역에 속한다. 김 장관은 "정부가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관여할 권한은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선을 긋긴 했다. 그러면서도 "전통적 문법을 뛰어넘어 발생한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해 사실상 초과 이윤의 사회적 분배 필요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어디까지를 '정당한 이익'으로 보고, 무엇을 '전통적 문법을 뛰어넘는 초과 이윤'으로 규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산업 구조와 기술 변화,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기업 실적은 크게 달라진다. 특히 반도체와 AI 산업처럼 막대한 선행 투자와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업종에서는 특정 시기의 초과 이익만을 떼어내 사회적 분배 대상으로 삼겠다는 접근 자체가 자칫 기업 활동의 동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스웨덴 모델의 경우 노조총연맹이 주도하는 교섭으로 연대임금 제도가 가능했지만 기업별 노조 체제인 한국에서는 이런 구조를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고 본다. 김 장관은 비판이 이어지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기업 이윤을 빼앗아 나눠주자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직접 토론회를 주관하는 모습은 기업들 입장에서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더욱이 사안이 중요하다면 단기간의 '긴급 토론회' 형식보다는 보다 긴 호흡 속에서 산업계·노동계·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
김 장관이 토론회 개최를 밝힌 날 삼성전자는 5조 원 규모의 사회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이윤을 활용해 향후 5년간 2·3차 협력사를 지원하고,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포용 금융 확대에도 나서겠다는 것이다. AI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협력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상생과 연대의 생태계를 만드는 길이 반드시 정부 주도의 새로운 분배 체계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민간의 자율적 상생 노력, 미래 세대를 위한 인프라 조성이 훨씬 유효하고 지속 가능한 해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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