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휠체어 탑승, 사투에서 일상으로…기아 '교통약자' 경험 혁신
휠체어도 '같이 탄다'…PV5 WAV, 이동 심리 장벽 낮췄다
평택=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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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는 휠체어 이용자가 차량 후면을 통해 탑승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마치 '짐칸에 실린다'는 인식이 강했고 거기서 오는 심리적 거부감이 상당했죠. PV5 WAV는 측면 도어를 통해 비장애인과 똑같이 승하차하도록 설계해 이동 편의는 물론 이용자의 정서적 부담까지 덜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지난 3일 'PB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만난 기아 국내상품2팀 소속 방기경 매니저는 PV5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기아는 평택에 브랜드 최초의 PBV 특화 거점을 구축했다. 전시존에는 용도에 따라 PV5를 활용할 수 있는 ▲패신저 ▲카고 ▲WAV 모델이 관람객들을 반겼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모델은 장애인의 이동을 돕는 WAV이었다. 국내 최초 휠체어 측면 출입 전기차는 WAV는 측면 도어에 연결된 슬라이딩 도어가 특징이다.
그동안 휠체어를 이용하는 교통약자들에게 자동차 탑승은 일종의 사투였다. 기존 특장차들은 구조상 트렁크(후면)로만 타야 했기에 탑승객은 항상 차도로 내려가 뒤차의 경적을 견디며 리프트를 타야 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는 '이동의 자유는 모든 사람에게 동등해야 한다'는 전제로 WAV 모델을 개발했다.
휠체어에 탄 채 차량 측면에 위치한 '수동식 인플로어 2단 슬로프' 위로 올라섰다. 775㎜의 넓은 개구폭 덕분에 입구가 좁다는 압박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슬로프 경사도는 완만했고 전동 휠체어 무게까지 거뜬히 버티는 견고함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실제 탑승 과정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시선의 변화'였다. 도로 위에서 트렁크를 열고 주목받으며 올라타는 게 아니라 일반 승용차를 타듯 인도에서 곧장 실내로 진입하니 심리적 위축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휠체어에 앉아 차 안으로 들어온 뒤 180도 회전해 자리를 잡는 과정도 매끄러웠다. 기아가 이 차를 설계하며 공간 효율성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기아는 이 한 번의 승하차를 위해 수많은 전용 기술을 쏟아부었다. 일반적인 개조 차량은 기존 차체 바닥을 깎아내거나 덧붙여 내구성이 약해지기 마련이지만 PV5 WAV는 설계 단계부터 'WAV 전용 PBV 플랫폼'을 적용했다. 슬로프가 바닥 밑으로 깔끔하게 수납되는 매립식 구조를 채택해 탑승 후에도 실내 바닥이 평평하게 유지된다. 휠체어 승객뿐만 아니라 옆에 앉는 동승자의 발 공간까지 배려한 결과다.
우려했던 주행 경험도 기대 이상으로 편안했다. 휠체어 탑승 차량의 최대 약점은 롤링(좌우 흔들림)이다. 휠체어 무게 중심이 높다 보니 코너를 돌거나 고속으로 달릴 때 승객이 느끼는 불안함이 크기 때문이다.
자유로 고속 구간에 진입해 시속 110㎞까지 속도를 높여도 휠체어 쪽에서 들려오는 잡소리나 휘청거림이 거의 없었다. 기아가 적용한 '휠체어 전·후방 4점식 고정장치'와 '전용 3점식 안전벨트' 덕분이다. 벨트는 휠체어 프레임이 아닌 승객의 몸을 부드럽고 단단하게 감싸주어 급제동 시에도 몸이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효과적으로 막아줬다.
전기차 특유의 낮은 무게 중심이 한몫했다. 배터리가 차체 하단에 넓게 깔려 있어 고속 주행 시에도 하체가 묵직하게 노면을 잡아줬다. 노면 충격을 걸러주는 서스펜션 세팅도 휠체어 승객의 피로도를 최소화하도록 조율됐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소외 없는 이동'에 중점을 뒀다. 2열에 적용된 '6:4 쿠션 팁업시트'가 특징인데 우측 시트를 접어 올려 휠체어 공간을 만들고 나면 바로 왼쪽 시트에 보호자가 앉을 수 있다. 넉넉한 레그룸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승객 모두에게 편안함을 제공했다.
휠체어 승객을 뒷줄에 혼자 두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와 나란히 앉아 창밖 풍경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준다. 뒷좌석 승객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에어컨 송풍구와 충전 포트 역시 휠체어 이용자를 배려한 것이 느껴졌다.
판매 가격은 세제혜택 후 기준 5110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시 기준 보조금을 적용하면 약 4268만원 수준에서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교통약자 지원금 200만원 등 추가 혜택을 더하면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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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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