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호황에 가려진 제작사 불황, 드라마업계 생존법은
수출액 늘었지만 제작 편수는 감소…제작사, 부가 사업 통한 수익성 확보 '안간힘'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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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며 전성기를 열었으나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은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제작비 상승과 편성 축소라는 이중고에 업황이 악화되자 제작사들은 원가 절감과 IP(지식재산권) 활용 등 부가 사업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9일 한국은행 지식서비스 무역통계에 따르면 K콘텐츠 수출액은 2021년 10조8000억원에서 2025년 19조원으로 약 76% 급증했다. 넷플릭스에서도 지난해 상반기에만 한국 작품 11개가 100위권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외형 성장과 달리 국내 제작사들은 제작비 상승에 고초를 겪고 있다.
제작비가 뛰자 방송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수목 드라마 등 주요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편성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 2022년 141편에 달했던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는 올해 100편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제작비가 오르면 제작사 영업이익도 함께 오르지만 방송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플랫폼이 구매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편수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수요 감소에 따른 업황 악화는 주요 제작사들의 실적 쇼크로 직결됐다. 국내 1호 독립 제작사 삼화네트웍스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1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총 매출액의 99.4%를 차지하는 드라마 제작 매출은 2023년 620억원에서 지난해 370억원으로 3년 만에 약 40% 급감했다. 에이스토리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 72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으며 매출액은 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9% 하락했다.
대형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도 지난해 530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 감소한 수치다. 주력 사업인 편성 및 판매 매출도 각각 9.4%, 1.7% 하락했다. 모회사인 CJ ENM(tvN)의 수목 드라마 편성 중단 여파와 OTT 플랫폼의 투자 축소가 영향을 미친 까닭이다.
드라마 제작만으로 안정적 수익을 담보하기 어려워지자 제작사들은 독자적 수익 모델 구축에 나섰다. 삼화네트웍스는 지난달 정관 개정을 통해 주차장업과 카페 및 베이커리 운영업 등을 사업 목적에 대거 추가하며 현금 창출원 확보에 나섰다. 보유 부동산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드라마 제작 공백기에도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는 부가 수익원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AI(인공지능) 기술을 통한 원가 절감과 IP 수익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정관에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업'을 추가하고 드라마 IP를 활용한 굿즈 판매 및 도소매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흥행작 '폭군의 셰프' 팝업스토어 운영이 대표적이다. 특히 제작비 절감을 위해 AI 기반 후반 작업을 도입하는 등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에이스토리는 제작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원천 IP 보유'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았다. 방영권 판매를 넘어 리메이크·웹툰·게임 등 2차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해외 리메이크와 웹툰화, '유괴의 날' 영국 리메이크 공동제작, '킹덤' IP 기반 모바일 게임 출시 등 IP 확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른 방송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 풍부한 글로벌 OTT의 등장은 기회인 동시에 국내 제작사를 하청 기지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플랫폼이 개입하기 어려운 IP 기반 부가 사업은 제작사만이 누릴 수 있는 독점적 기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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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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