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의 한 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지난해 학교 관계자들과 연말 모임을 갖고 있는 모습. 해당 장소는 중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고급 식당으로 와인과 함께 향응을 제공 받았다는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사진제공=독자



구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교사와 학교 관계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에 따르면 구미시 소재 한 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일부 회원들은 지난해 교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선물을 제공했다. 추석 명절에는 고가의 홍삼 선물세트를 교사들에게 전달한 정황이 밝혀졌다.

논란은 향응 제공 의혹으로까지 이어진다. 제보자 A씨는 "지난해 12월 학교운영위원회 일부 회원들이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을 식당으로 초청해 와인 등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단순 친목을 넘어선 접대 행위다.


학부모가 학교 관계자에게 지난해 추석 명절 선물 명목으로 제공한 선물 사진. 10만원에서 20만원 이상의 고가의 홍삼 제품(오른쪽)과 선물세트(왼쪽)./사진제공=독자


이번 논란은 해당 회원들이 학교 관계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듯 주변 학부모들에게 관련 사실을 언급하면서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위화감이 조성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교장, 교감, 교사는 학생의 성적 평가와 생활기록부, 진학 추천서 등 학사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어 직무관련성이 매우 높게 인정된다. 이 때문에 선물이나 향응 제공은 금액과 무관하게 교육의 공정성을 훼손은 물론 금액과 관계없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개인 차원이 아닌 학교운영위원회라는 공식 기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학교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해야 할 기구가 오히려 부적절한 접촉 창구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욱이 교장과 교감 등 관리자가 접대 자리에 참석한 문제는 단순한 개인 윤리 문제를 넘어 조직 차원의 통제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교육청의 인적관리 시스템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일부 운영위원들과 식사를 함께한 사실은 있으며 식사 비용은 운영위원들이 계산한 것이 맞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한 학부모는 "특정 학부모와 교사 간 관계가 형성될 경우 자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다"며 "자녀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교육청 차원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교직원을 별도로 초청해 주류를 포함한 식사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통상적 범위'를 넘어선 향응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