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D-50, '지역' 없는 지방선거…유권자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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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교육감을 선출하는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중간평가의 성격을 지닌다. 동시에 민선 지방자치 30년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되짚어볼 분기점이기도 하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도 결국 지방 정치의 역량에 달려 있다. 그만큼 중요한 선거다.
하지만 선거가 임박할수록 중앙 정치의 갈등과 잡음만 선거판을 뒤덮고 있다. 게다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까지 '미니 총선' 급으로 판이 커지면서 '지역'은 실종되고 정치 공학과 구도만 부각되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이슈 경쟁도, 정책도 없는 선거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면 국민의힘은 선거를 제대로 치를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이번 선거를 당 재정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었지만, 자중지란 속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일부 후보들이 당의 상징색인 빨강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할 정도다. 이런 위기 국면에서 선거를 지휘해야 할 장동혁 당대표는 미국 출장으로 일주일간 자리를 비웠다. 공천관리위원장마저 중도 사퇴한 가운데 광역단체장 후보를 제때 확정하지 못하고, 일부 기초단체에서는 후보조차 찾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장 공천 역시 내부 갈등에 휩싸여 표류하고 있다.
정당 지지율이 크게 앞서가는 민주당도 내부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계파색이 옅은 현직 도지사가 대리기사비 지급 문제로 즉각 제명된 사례까지 나오면서 공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식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후보가 공천되는가 하면, 경선 결과에 불복해 단식 농성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통령 사진 활용을 둘러싼 당내 논란, 일부 예비후보의 부적절한 언행 역시 압도적 판세 속에서 긴장감이 느슨해진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던 인사가 후보로 확정된 직후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도 정치 공방의 소재가 되고 있다.
이처럼 여야 모두 정책 경쟁보다 당내 갈등과 진영 구도만 전면에 부각되는 양상이다. 중앙 정치만 보이는 구조에선 지역 의제가 설 자리가 없다.
하지만 이제라도 선거의 본령을 되살려야 할 때다. 앞으로 진행될 후보자 토론회는 중앙 정치 공방을 되풀이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역의 교통·주거·산업·복지·교육 문제를 놓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검증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정당 역시 추상적인 구호를 넘어 지역별 공약을 보다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후보들도 중앙당의 메시지를 대리 전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스스로 지역 비전을 설계하는 주체로 나서야 한다.
지방선거는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찬반을 묻는 자리가 아니다. 지역의 미래를 설계할 일꾼을 뽑는 과정이다. 유권자가 정치적 선호에만 의존하기보다, 각 후보가 제시하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 발전 전략을 꼼꼼히 따져볼 때 선거는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남은 50일 동안이라도 정책과 비전이 중심이 되는 선거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결국 유권자와 지역 사회의 몫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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