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 시장이 직화와 특제 양념을 접목한 뼈찜·뼈구이로 진화하며 SNS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용문해장국'의 매운 뼈짐. /사진=다이어리알


애주가들의 안주와 해장 메뉴였던 뼈찜과 뼈구이가 최근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MZ세대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뼈 요리의 유행은 기존 감자탕 시장의 정체기를 벗어나기 위해 특제 양념과 직화 기법을 도입한 변형 메뉴들이 젊은 층 밀집 지역에서 호응을 얻으며 전국으로 확산한 결과다.


뼈찜은 육수에 채소와 사리, 매콤한 양념을 넣고 졸여내는 방식이다. 뼈구이는 한 번 삶아낸 뼈에 매콤한 양념을 덧발라 다시 구워내는 방식을 취한다. 대중적인 뼈 요리는 주로 돼지등뼈를 사용하지만, 서울식 전통 해장국 기반의 전문점에서는 소뼈를 사용해 묵직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전통적인 소주 외에도 하이볼이나 수제 맥주 등 다양한 주류와의 페어링이 시도되면서 뼈 요리는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로 확장하고 있다.

용문해장국

용문해장국의 '해장국'. /사진=다이어리알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역 인근 용문시장 입구에 위치한 용문해장국은 60년 넘는 세월 동안 동네의 상징적인 식당으로 운영돼 왔다. 과거에는 새벽에 일하는 운전기사와 상인들의 속을 달래주던 해장국집이었으나 최근 효창공원과 용마루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로컬 상권을 찾는 젊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출연 셰프들의 회식 장소로 알려지며 화제성이 높아졌다.

용문해장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변치 않는 맛을 유지하기 위해 재료 선별에 집중하고 있다. 해장국 국물은 대중적인 돼지등뼈 대신 우사골을 사용하는 서울식 방식을 고수한다. 여기에 된장과 채소, 선지와 우거지, 소목뼈 등을 넣어 끓여낸다. 새벽부터 점심까지는 해장국에 집중하고 오후 5시부터는 안주류를 선보이는 이원화된 운영 방식을 취한다. 이는 단골들의 해장 수요를 지키면서 저녁 외식 고객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오후 시간대 대표 메뉴는 매운 뼈찜이다. 일반적인 돼지등뼈찜과 달리 소뼈 특유의 묵직하고 고소한 지방 맛이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낸다. 양념을 머금고 익은 무와 콩나물, 달걀, 떡, 당면 등이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한다. 뼈찜 주문 시 사골 국물이 함께 제공되어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 손님들은 대부분 뼈찜과 함께 쟁반육면을 주문한다. 소면에 아롱사태 수육과 쪽파를 자작한 소스와 함께 즐기는 메뉴로 뼈찜의 매운맛을 완화해 준다. 담백한 안주를 선호한다면 모둠 수육이 적합하다. 아롱사태, 스지, 도가니, 뽈살 등 소의 다양한 부위를 부드럽게 삶아 사골 육수와 함께 제공한다. 잡내 없이 깔끔한 육향 덕분에 증류주와 곁들이는 방문객이 많다.

서울뼈구이

서울뼈구이의 '매운 뼈구이'와 주먹밥. /사진=다이어리알


청량리역 인근 노포의 정취를 간직한 '서울뼈구이'는 불맛나는 뼈구이의 유행을 선도한 곳이다. 족발 전문점이었지만 사이드 메뉴 격이었던 뼈구이가 입소문을 타며 현재는 전문점으로 바뀌었다.

이곳의 시그니처인 '매운 뼈구이'는 세 번에 걸친 정성 어린 조리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겉면을 살짝 그을려 입안 가득 퍼지는 강렬한 불향이 특징이다. 양념이 속살 깊숙이 배어 있어 첫 점부터 마지막까지 일관된 감칠맛을 선사한다. 매운맛 단계를 선택해 즐길 수 있으며 양푼 주먹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신동궁감자탕

신동궁감자탕의 '뼈숯불구이'. /사진=다이어리알


감자탕과 뼈숯불구이를 전문으로 선보이는 곳이다. 'K폭립 원조'를 내세우는 이곳의 뼈숯불구이는 삶아낸 등뼈에 매콤한 양념을 발라 직화로 구워 수분기가 적고 쫀득하게 붙은 양념과 진한 불향이 특징이다. 입안에 퍼지는 강렬한 매운맛과 은은한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


메뉴 구성으로는 매운맛을 중화해 주는 아삭한 양배추샐러드가 한 접시에 가득 담겨 나오며 서비스로 감자탕 국물이 곁들여진다. 주방에서 조리돼 나오는 볶음밥을 남은 양념에 비벼 먹는 방식이 이 집의 전형적인 식사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한남동감자탕

한남동감자탕의 묵은지감자탕(왼쪽)과 국물뼈찜, 뼈찜. /사진=다이어리알


서울 한남동 골목의 터줏대감인 '한남동감자탕'은 인근 연예인들과 밤낮없는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24시 뼈다귀감자탕'에서 상호가 변경됐다. 이곳은 국물 요리인 감자탕도 훌륭하지만, 거대한 쟁반에 담겨 나오는 뼈찜으로 명성을 쌓았다.

잘 삶아진 돼지등뼈 위에 아삭한 콩나물과 포슬포슬한 감자가 곁들여 나오는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매콤한 감칠맛이 살코기 속까지 깊게 배어 있다. 뼈와 살이 부드럽게 분리되는 식감은 기본이며 자작한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이 이곳의 필수 코스다. 24시간 운영이라는 장점 덕분에 언제든 깊은 내공의 뼈 요리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