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기 흐르는 '총파업' 삼성전자…온기 도는 '원팀 경영' SK하이닉스
성과급 체계가 가른 사내 분위기, 메모리 판도 '흔들'
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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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내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하며 총파업까지 예고한 반면 SK하이닉스 구성원은 처우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만큼 조직 결속력이 향후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전날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약 3만9000여 명(노조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4·23 투쟁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노조 구성원은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기간은 다음 달 21일부터 오는 6월7일까지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에 상당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개선안의 핵심은 ▲회사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상한제 폐지 등이다.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4개월간 성실히 교섭했으나 사측은 일회성 보상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며 "이번 투쟁은 삼성전자의 미래와 대한민국 이공계의 경쟁력을 바로잡기 위한 싸움으로 정당한 보상이 관철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노조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삼성전자 역시 기존 체계 유지를 고수하며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 15% 배분 요구가 특별 포상에는 해당할 수 있으나 상한제를 폐지하는 건 수용하기 어렵단 입장이다. 상한제도가 사라지면 연구개발(R&D) 및 미래사업 재원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없어 중장기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노조의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계속될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 구성원은 비교적 높은 만족도 속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장기 휴직 대신 연속성 있는 근무를 택하는 직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발적 이직률도 매년 떨어지고 있다. 2021년 3.5% 수준이던 자발적 이직률은 2022년 2%, 2023년 1.5%로 낮아진 후 2024년에는 0.9% 수준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직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로 꼽히는 30세 미만 연령층 역시 자발적 이직률은 5.7%에서 1.6%까지 떨어졌다. 모 직장 커뮤니티에선 자신을 SK하이닉스 생산직 직원이라고 소개한 A씨가 "인생이 달다"라는 제목을 글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만족의 주된 이유는 역시 대규모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되 이전의 '기본금 1000%'였던 상한을 폐지했다. 이에 반도체 초호황기 속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임직원들의 평균 성과급은 지난해 1억4000만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6억700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두 기업의 조직 분위기가 향후 사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사가 주력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는 고객사 맞춤형 설계, 적시 공급 등이 중요한데 삼성전자가 노조 리스크로 생산 차질을 빚을 경우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의 시장 주도권 대결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회사가 매달 벌어들인 영업이익 규모는 약 30조원으로 올해 평균 300~310조원을 벌 것으로 예상한다"며 "18일간 파업 진행 시 설비 백업을 고려하면 하루 약 1조, 총 20~30조원 손실을 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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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정연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