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꿈만 같아요"…'히에타 배출' 무신사 디자이너 데뷔전
MNFS 6기 TOP3 브랜드 이양·오기·수더넴 팝업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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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든 옷을 고객이 입어보는 모습을 보다니 꿈만 같습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이양(EYANG)의 정재연·공어진 디렉터는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 데뷔 팝업에서 이같이 말했다. 24일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무신사 MNFS 팝업 현장에는 신예 디자이너들의 첫 컬렉션을 확인하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팝업 입구부터 빠른 박자의 음악이 공간을 가득 채웠고, 막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은 디렉터들의 설렘과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 방문객들이 몰리며 성수동 특유의 역동적인 분위기도 한층 달아올랐다.
이번 팝업은 무신사의 차세대 패션 브랜드 양성 프로그램인 MNFS 6기 우수 브랜드로 선정된 이양, 오기(OGI), 수더넴(PSEUDONYM) 3팀의 첫 오프라인 데뷔 무대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곳은 강렬한 Y2K(2000년대 전후) 감성을 구현한 이양의 부스였다. 정재연·공어진 디렉터는 옷걸이에 걸린 제품을 하나하나 살피며 "여름 시즌인 만큼 컬러를 과감하게 사용하면서도 브랜드 특유의 시크함과 펑키함은 놓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무신사 앱 입점 이후 매달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고객이 직접 옷을 만지고 입어보는 모습을 보니 비로소 '디렉터가 됐다'는 사실이 실감 난다"며 웃음을 보였다.
부스를 옮기자 '한국적 보헤미안'을 표방한 오기의 공간이 펼쳐졌다. 권소윤·박소현 디렉터는 1980년대 부모 세대의 대학 시절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는 니트 카디건을 현장의 대표 아이템으로 꼽았다. 디렉터들은 "외국인 고객 한 명이 범의 귀를 닮은 꽃 자수를 신기한 듯 만져보다가 현장에서 바로 구매로 이어졌다"며 "한국적인 감각이 글로벌 고객에게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직접 확인하니 소름이 돋았다"고 전했다.
MNFS 재도전 끝에 파이널 TOP 3에 오른 수더넴의 부스는 만화 캐릭터 '삐삐'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콘셉트로 꾸며졌다. 기영진·함서영 디렉터는 "내향적이지만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2030 여성들을 떠올리며 단정한 실루엣에 유니크한 디테일을 더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한 번의 낙방을 겪고 다시 이 자리에 섰기 때문에 고객들의 작은 반응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이들의 말에는 디자이너로서의 단단함이 묻어났다.
113명 발굴·15개 브랜드 론칭…MNFS의 성적표
무신사 사관학교로 불리는 MNFS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조만호 무신사 의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조 의장은 주변에서 재능을 갖춘 디자이너들이 자금과 마케팅 인프라 부족으로 브랜드를 접는 사례를 지켜보며 신진 디자이너를 장기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구조의 필요성을 느꼈고 MNFS를 기획했다.
지원 방식은 장학금에 그치지 않는다. 시제품 제작비를 비롯해 무신사 스튜디오 무상 입주, 고감도 룩북 촬영,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무신사식 인큐베이팅'을 통해 디자이너가 브랜드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디어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시장 진입까지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성과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2022년 이후 MNFS를 통해 발굴된 예비 디렉터는 113명으로, 이 가운데 15개팀이 브랜드 론칭에 성공했다. 대표 사례로는 MNFS 1기 주희연 디렉터의 가방 브랜드 히에타(hieta)가 꼽힌다. 히에타는 론칭 이후 일본 시장에서 랭킹 10위권에 진입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3기 김영식 디렉터의 키미스킴, 5기 유강현 디렉터의 유강(YUGANG) 등은 주요 시상식을 휩쓸며 패션업계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르페이지(LEPAGE)와 포어링(FORUSRING) 등이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에 입점하며 활동 무대를 해외로 넓히고 있다. MNFS가 단순한 신인 발굴 프로그램을 넘어,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인큐베이팅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무신사 관계자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신진 디렉터들이 고유의 감각을 비즈니스 모델로 구현할 수 있도록 '팀무신사'의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집하고 있다"며 "패션 산업 전반에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MNFS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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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김다솜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