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800점대도 채무조정 고민"…중금리대출 활성화·사잇돌 개편
사잇돌대출 '신용 하위 20~50%에 70% 이상 공급' 변경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 신설… 연 500억 추가 공급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요건 합리화, 민간중금리대출 분리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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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점수 800점대 차주까지 채무조정을 고민하는 등 중신용자의 부담이 임계치에 근접하면서 정부가 중금리대출 체계 전면 손질에 나섰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신용자가 저신용자로 밀려나는 '하방 이동' 우려가 커지자, 사잇돌대출 요건을 재설계하고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까지 신설해 공급 확대와 금리 인하를 동시에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동작구 KB희망금융센터에서 제4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중금리대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중신용자는 금리 부담에 따라 고신용자로 올라갈 수도, 저신용자로 떨어질 수도 있는 민감한 계층"이라며 "최근 경기 상황이 녹록지 않아 부담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용점수 800점대 차주가 신속채무조정을 고민하거나 정책서민금융 이용을 위해 신용점수를 낮춰야 하나 고민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는 사잇돌대출 제도를 손질한다. 사잇돌대출은 순수민간상품으로 중신용자 대상(신용등급 4~7등급)으로 2016년 도입됐다. 지난해 4월 '신용 하위 50%에 70% 이상'을 내주도록 해 저신용자 쏠림을 완화하고자 했지만 중신용자의 자금수요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위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잇돌대출 공급 비중은 중신용자 48.4%, 저신용자 41.3%로 집계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잇돌대출을 중신용자 공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격 공급요건을 '신용 하위 20~50%에 70% 이상 공급'으로 개편한다. 이번 방안으로 사잇돌 I 금리는 7.3~14.5%에서 7.14~9.3% 수준으로, 사잇돌 II 금리는 11.1~17.2%에서 11.2~14.6%로 각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최대 1000억원 규모의 추가 공급이 이뤄지고 보험료율도 최대 5.2%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저신용층은 재정 지원·금융기관 출연에 기반한 정책서민금융으로 더 낮은 금리로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중 정책서민금융 총 12조원 공급이 목표며, 햇살론 금리를 15.9%에서 12.5%로 인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도 신설된다. 그동안 개인사업자는 근로소득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심사를 받아 업력, 매출, 상거래 정보 등 사업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이에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가칭 '사장님 사잇돌')을 신설해 개인사업자 특성에 맞게 심사한다. 성장성·안정성이 있는 중신용 개인사업자에 더 낮은 금리로 더 높은 한도의 사잇돌대출 공급해 연간 500억원이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사잇돌대출 취급기관도 확대된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참여를 허용해 사잇돌 II 공급을 늘린다. 이에 따라 연간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추가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여전업권의 데이터와 신용평가 역량을 활용할 경우 8~12% 수준의 금리 공급이 가능해 금리 단층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요건 손질…규제 인센티브 확대
민간중금리대출 제도도 손질한다. 중금리대출 금리요건은 조달원가, 신용원가 등으로 구성되지만 2019년 금리요건 체계화 이후 현재는 조달원가 변동만 반기마다 가감하고 다른 대출원가 변동분은 미반영된다.조달금리 외 대출원가 변동분도 매년 금리요건에 반영해 원가 절감노력이 금리 인하에 반영되는 구조를 마련한다. 대출원가 산정시 예금보험료를 제외하고 신용원가 산식을 합리화하는 등 금리요건 산식의 합리성을 제고한다. 산식 개선 시 금리요건이 최대 1.25%포인트 낮아져 금융기관의 자발적 금리 인하 유도를 통한 차주 이자 부담 경감이 기대된다.
민간중금리대출도 분리한다. 2금융권에서 현행 금리요건 대비 3%포인트(잠정) 이상 낮은 금리로 공급된 대출을 가칭 '중금리대출1'로 분리하고 규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또 금융회사 총량 관리실적 산정시 민간중금리대출 일부(최대 80%)를 제외하고, 신용대출 연소득 내 취급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민간중금리 상품인 '중·저신용자 생활안정자금'을 출시한다. 요건은 신용평점 하위 50% 중·저신용자(다주택자 제외), 금액은 긴급 생활안정자금 용도로 1000만원 이하다. 출시 일정은 미정이다.
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를 사전에 공시하도록 하고 공시 항목을 평균금리·잔액, 신용분위별 공급액 등으로 구체화해 금융기관의 자율적인 금리 인하와 공급 확대를 유도한다.
또 저축은행 온투업 연계투자 혁신금융서비스에 중금리대출 의무비율 및 한도상의 인센티브를 동일하게 부여해 중신용자 대상 적정금리의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한다.
이억원 위원장은 "중금리 대출은 민간 금융회사가 서민층에게 합리적인 금리로 필요한 자금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금융위는 재정과 민간이 조화롭게 협업해 저신용자와 중신용자를 모두 함께 지원하는 진정한 포용금융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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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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