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철희 청년기획관 "서울에서 보낸 20대의 미래 다를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까지 11.5년…시간 지연 줄이는 게 제도 핵심"
이화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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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책은 복지나 지원에 머물러선 안 됩니다. 도전하고 실패하고 재기할 수 있게 하는 성장 정책이어야 합니다. 노동자가 아닌 창업가를, 도전형 인재를 길러내는 사회의 논의가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서울시가 2026년을 '청년성장특별시 원년'으로 선언했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시의 청년정책을 이끌어온 김철희 미래청년기획관은 복지·지원 중심의 정책을 벗어나 청년의 일자리·주거·자산형성·마음건강가지 성장 전 과정을 돕는 구조로 정책 방향을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김 기획관은 지난 24일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19세에서 39세까지를 청년으로 묶다 보니 지원 대상의 범위가 넓어 핵심 정책이 부족했다"며 "청년을 단순 수혜자나 지원 대상이 아닌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핵심 과제로는 '트랜지션'(transition·이행), 즉 학교에서 사회로의 진입 기간 단축을 제시했다.
그는 청년들이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을 얻기까지 평균 11.5년이 소요되는 현실에 주목했다.
"대학 졸업 후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글로벌 사회에서 '트랜지션'이라고 합니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 시간을 줄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이행 지연 국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독립 시기가 늦어지면 은둔·고립, 주거 불안, 청년 실업 등 여러 사회 문제가 연쇄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복지 넘어 도전·성장 정책으로…서울 영커리언스 안착 주력"
그동안 국내 청년정책은 사후 지원과 문제 수습 등 복지에 치우쳤다. 김 기획관은 "지금까지 N포세대, 절망 세대라는 인식 속에 청년을 문제 해결 대상으로만 봤다"며 "돈을 많이 투입해도 정작 청년의 사회 정착을 돕는 구조로의 접근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이에 시는 지난 5년간 선제 투자를 통해 누적 2981만명의 청년을 지원했다. 2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청년행복프로젝트)의 최대 성과로는 청년을 독립된 정책 대상으로 차별화해 청년수당, 청년 월세, 청년 마음건강 지원 등을 시행한 것이 꼽힌다. 이는 전국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벤치마킹 모델이 됐다.
다만 한계도 분명했다. 청년 고용 부진, '쉬었음' 청년 증가 등 문제가 여전하다. 김 기획관은 "그동안 정책 숫자와 사업 종류는 늘었지만 청년 입장에서 내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체감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일자리·주거·복지가 따로 움직이는 구조를 해결하고 청년의 생애 이행 과정에 맞춘 패키지 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시는 올해 제3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성장 중심 정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17~26세 초기 청년의 사회 연결에 무게를 둔다. 대표 사업은 '서울 영커리언스'다. 대학 재학 단계부터 진로 탐색, 직무 경험, 인턴십을 연계하고 졸업 후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6000명을 시작으로 2030년 1만6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 기획관은 "기업은 실무형 인재를 원하고 청년은 일 경험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는 간극이 있다"며 "학업에서 노동시장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현장 경험 기회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랜지션의 최적 방안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며 "자전거를 잘 타려면 넘어지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교실이 아닌 산업 현장에서 배우고 진로를 찾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패는 낙오 아닌 성장"…서울시 청년정책 새 화두
김 기획관은 유럽연합(EU)의 청년 이동·학습 정책인 '에라스무스 플러스'를 예시로 들었다. 한국의 청년이 이동성과 경험의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다. 그는 "유럽에선 생명권만큼 중요한 것이 이동학습권"이라며 "청년들이 지역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 배우고 도전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내다봤다.청년정책의 성과 기준도 바뀌어야 한다. 예산 규모나 수혜 인원보다 실제 삶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기획관은 "몇 명이 참여했는지 숫자가 아니라 정책을 만난 뒤 취업 기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자산이 얼마나 늘었는지, 다시 사회와 연결됐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흔들리지 않는 정책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성과를 완성하겠다는 조급함보다 방향이 맞는 정책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김 기획관은 "서울에서 20대를 보낸 청년의 미래 10년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고단함이 더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고 청년들이 각자 빛을 낼 수 있도록 서울의 청년정책을 성장 시스템으로 만들겠다"고 응원했다.
1972년생인 김 기획관은 정당 활동을 하며 청년기본법 제정 등에 기여했다. 2021년 서울시의 국장급 개방형 직위에 공모해 임용됐다. 최근 청년정책의 방향 전환을 제시한 저서 '문제는 청년이 아니다(부제: 청년정책의 대전환)'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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