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에이티 아빠와 갱년기 딸의 30일'…심시완 첫 장편소설 출간
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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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완 작가의 소설 '30일 후, 아빠는 노인이 됩니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나이보다 젊게 살아가는 83세 아버지와 번아웃에 빠진 50대 딸의 30일을 통해 가족과 늙음, 상처와 회복의 의미를 그린다.
소설의 중심엔 충남 부여군 백마강 옆에 사는 1943년생 아버지가 있다. 그는 50년 가까이 스틱 기어만 운전하면서도 안마기보다 블루투스 스피커에 관심이 많고 노안도 오지 않아 안약 병 뒷면을 줄줄 읽는다. 본인은 늙지 않았다고 말하며 동네 경로당은 절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딸에겐 감정을 나누는 데 서툴고 늘 무뚝뚝했던 존재다.
50대 딸은 갱년기와 번아웃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겨우 잡힐 듯했던 승진 기회마저 뜻밖의 인물로 인해 흔들리자 그는 도망치듯 고향으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딸은 아버지와 예기치 못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책은 아버지가 왜 늙지 않으려 하는지, 딸이 알지 못했던 그의 시간은 무엇이었는지를 따라간다. 낡은 사진 한 장을 계기로 한쪽 다리가 없는 친할아버지, 백마강 속으로 사라진 이웃, 어린 시절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드러난다. 딸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의 시간을 지나온 아버지의 삶을 따라가며 두 사람은 사이는 점차 가까워진다.
아버지의 비밀이 드러나는 동안 딸의 오래된 상처도 함께 소환된다. 승진길을 막아선 인물과의 재회는 어린 시절 악연으로 이어지고 가난했던 날들의 기억과 체벌, 이별 등의 장면들이 현재의 좌절과 겹친다. 아버지와의 30일은 딸이 해묵은 상처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작품은 '영에이티'라는 새로운 노년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운다. 영에이티는 나이보다 젊게 살아가는 80대를 뜻한다. 소설 속 아버지는 신체적으로 젊어 보이는 인물을 넘어 노인으로 규정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밀고 나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를 통해 책은 100세 시대에 늙음이란 무엇인지, 가족은 서로를 얼마나 알고 살아가는지 질문을 던진다.
해당 소설은 사실적인 묘사와 리듬감 있는 대사, 디테일이 살아있다. 일제 강점기·한국전쟁 당시 가족, 1970년대 퇴락해가는 장터와 사람들, 1980년대 교실 모습 등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도 스피디한 문체를 통해 담백하게 담아냈다. 충청도 사투리와 등장인물들의 엉뚱함은 능청스런 웃음을 선사한다.
심시완 작가는 일간지 기자와 지자체 대변인실을 거쳐 현재 한 기관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직장인 작가다. 소설가를 꿈꿔왔던 그는 50대가 돼서야 이 책으로 꿈을 이루게 됐다. 고향 충남 부여군에 사는 83세 아버지를 모델로 이 소설을 구상했다. 흰머리가 없고 눈이 밝으며 노인이라는 말에 질색하는 아버지가 동네 노인회장에 당선된 일이 작품의 출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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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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